크고 작은 섬과 기암괴석, 에메랄드 빛 하늘과 짙은 코발트색 바다물결이 한폭의 그림으로 그려지는 다도해. 그 가운데 늘푸른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은빛 모래밭과 깻돌 해안에 밀려오는 파도를 보고 있노라면 시선의 경지에 들 수 있는 곳 보길도.
3박 4일 정도의 일정으로 온가족이 남도의 정취에 흠뻑 젖어 보고, 배우고, 느끼면서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여름휴가의 최적지다.
호남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 시원하게 열린 길을 따라 광주 비아 I/C에서 13번 국도를 따라 남으로 내려오면서 만나는 나주 영산포와 영암 월출산. 구강포의 갯바람을 맞으며 목민심서의 산실 다산초당을 답사한다. 발길을 재촉해 공룡의 등을 닮은 두륜산을 오른쪽에 끼고 다도해를 바라보며 남으로 향하다 보면 우리나라 육지의 끄트머리 갈두리 땅끝이 나온다. 땅끝 선착장에서 보길도행 카훼리를 타는 것도 좋으나 오랜 자동차 여행의 피로도 풀 겸 다음날 배편을 확인하곤 땅끝의 토말탑 앞에서 땅의 의미를 생각하며 마음을 가다듬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된다.
해가 떨어지기전 땅끝에서 고개 하나 넘어있는 송호 해수욕장에서의 야영을 권유한다. 바닷가 텐트 안에서 파도소리 들으며 밤하늘 가득한 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뛴다. 다음날 첫배를 타고 보길도에서 2박하게 되면 고산 윤선도의 부용동 정원등 고적답사와 등산, 해수욕 그리고 바다낚시도 즐길 수 있다.
보길도 여행에서는 반드시 일기와 배편을 확인하여야 하고 가능하면 민박을 권한다. 민박집 주인과 나누는 대화는 남도 섬마을의 인정을 마음속 깊이 느낄 수 있다.
보길도에서 완도항으로 나오면 다도해의 다른 절정을 맛 볼 수 있고 장보고의 완도 청해진 유적지와 해남 녹우단 유물전시관을 들러 보는 것도 여행의 맛을 더 할 수 있다.
김명준·여행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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