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은 시기에 수십 Gbps 급, 수백 Gbps 급의 DWDM(Dense Wavelength Division Multiplexing) 광통신 시스템이 상용화되었기 때문에 전화국 사이 또는 국가 간의 광전송의 대용량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DWDM 시스템은 고속도로에 비유한다면, 머리카락 굵기의 광섬유 한 가닥에 수십 개의 차선(즉, 서로 다른 색깔의 빛)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즉 한 차선에 10 Gbps의 전송속도가 가능하다면, 수백 Gbps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광섬유 한 가닥에 수십 차선 이상이 존재하는 정보 고속도로가 각 전화국 또는 교환국 사이에 존재하게 된다면, 서로 다른 정보고속도로 사이의 각 차선을 적절히 연결해 주는 것이 필요하게 된다. 이를 위하여서는 대용량 스위치, 광필터, 전광 중계기 등이 필요하게 된다. 이와 같은 필요성의 대두에 따라 1999년 이래, 많은 광 부품 및 시스템 업체들이 새로이 나타나게 되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개최된 OFC 2001(Optical Fiber Conference 2001)에서는 등록한 참가자의 수가 30,000명을 상회하고, 전시 참여업체의 수는 1000개에 육박하고 있음이 이를 입증한다.
그럼 국내의 광통신 산업 동향은 어떠한가? 국내에서도 1970년 후반에 광섬유 케이블 생산을 시작하였고, 45 Mbps급의 광전송 장비를 개발하여 한국통신공사에서 포설하는 등 광통신 초기의 산업에는 잘 대응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1990년 초반까지는 광통신 산업 및 연구 개발이 더디게 이루어 졌고, 1990년도 중반의 광증폭기의 상용화, 각종 WDM 소자의 개발, 파장안정화 광원 등의 분야에서 미국, 일본, 유럽에 뒤쳐지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의 DWDM 기술의 확산에 따라, 선진국의 기술을 따라 잡기 위한 노력이 산업계, 연구계, 학계 공동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의 추세는 지난 5월 16일에서 18일 사이에 무주리조트에서 개최된 제8회 광전자 및 광통신 학술회의(COOC 2001 : Conference on Optoelectronics and Optical Communications)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다. 즉, 발표 논문의 숫자를 보면 개회논문 2편과 초청논문 15편, 구두발표 86편, 포스터발표 92편 등 총 195편의 논문이 발표되었으며, 총 808명의 전문가들이 등록하여 작년 등록인원의 거의 2배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금년에는 전시 참여업체의 수가 45개에 달함으로서 국내 광통신 관련 중소기업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COOC는 1994년 서울시립대학교에서 1회 개최된 이후 논문편수 및 참석인원 측면에서 해마다 평균 30%이상의 신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를 통하여 국내 광통신 산업의 발전 추세를 읽어 볼 수 있다. 연도별 논문편수, 참석인원 등은 표 1과 같다.
이와 같은 참석인원 및 전시업체의 수는 국력에 대비하여 생각한다면, 미국 OFC의 경우를 고려해 볼 때 아직도 2-3배 정도는 증가하여야 한국의 국력에 대응하는 광통신 산업 발전이 이루어지리라고 보인다. 현재 국내의 각 대학 및 연구소, 산업체에 광통신 분야 전문가들이 상당 수 포진하여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이 분야의 인력이 지속적으로 양성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가까운 시일에 광통신 분야가 반도체가 한국 산업의 선진화에 기여했던 역할을 상당부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영철 광운대 전자공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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