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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체신고)체신-우정분야 우수인력 배출 정보통신분야발전 산파역할
(국립체신고)체신-우정분야 우수인력 배출 정보통신분야발전 산파역할
  • 한국정보통신
  • 승인 2001.06.16 09:57
  • 호수 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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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체신고등학교'는 남북전쟁의 휴전이 한참 문제되고 있던 53년 4월에 통신 업무 기계 선로 전파 등 5개 과로 개교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국토에서 그나마 그 피해 정도가 좀 덜했던 부산 가교에서 처음 몇 달을 보내고 53년 8월에 서울로 복교한 뒤 11년간 9회에 걸쳐 총 2,22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53년 이전인 20세기 초에 만들어졌던 1년 과정의 체신이원양성소 등 이 분야의 인력 양성을 위한 기관들이 있었으나, 46년 체신학교로 승격된 이 기관도 전쟁 발발과 함께 혼란스러운 와중에 유선통신사 단기 양성 등 안정된 학습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휴전협정이 체결되던 당시 국가의 체신·우정 분야는 인력부족 현상을 면할 길이 없었다. 이러한 와중에 3년제 고등학교로 개교한 체신고등학교는 우수한 인력 수급을 원하는 국가에 의해 재학생의 상당수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었다.
체신고등학교가 겨우 9회에 불과한 짧은 기간 동안 졸업생을 배출했을 뿐임에도 불구, 그 중에서 지금까지도 국내 정보통신 분야의 곳곳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만큼 뛰어난 인재들이 많은 이유도 바로 이것. 당시 학업에의 열정을 버릴 수 없으나 전쟁 직후의 최악의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고민하고 있던 많은 젊은이들에게 장학금으로 공부할 수 있는 체신고등학교의 매력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 연유로 우수한 학생들을 모집할 수 있었던 체신고등학교는 그 안에서도 경쟁적인 장학제도를 운영, 학생들이 치열하게 공부하지 않을 수 없도록 독려했다.
특히 국비 장학생으로 공부한 체신고등학교 재학생들에 대해 관련 공직에서 4년여의 의무적인 근무를 요구했던 것이 이들이 졸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이 분야에 종사하는 것을 촉진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모르스 부호 등을 공부하던 통신과 △교환기, 스트로저 등 통신 기기들을 가르치던 기계과 △통신선로 등 시설물 가설에 대해 다루던 선로과 △주로 무선 계통의 통신수단에 관여했던 전파과 △체신부 전반적인 행정을 교육했던 업무수행과 등 5개의 학습분야에 대해 과의 편재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폐교 당시까지 큰 변화는 없었다.
시대적인 변화에 그다지 재빠르게 대처하지는 못하는 사이에 시간이 흘러, 우수한 고등 공학 교육기관들도 많은데 굳이 체신고등학교를 국가가 운영할 필요가 있느냐는 문제제기가 나오면서 64년에는 체신고등학교가 폐교를 선언하게 된다.
그러나 단지 11년에 불과한 이 학교는 2001년의 오늘에 이르기까지 졸업생들의 기억에서 퇴색되지 않고 살아 있다. 그 이유는 지금도 활발하게 유지되고 있는 동문간의 교류 덕분. 전쟁 직후의 어려웠던 시절을 가족보다 가까운 곳에서 함께 하며 끈끈한 우정을 나눈 이 학교의 졸업생들은 오랜 세월 동안에도 변하지 않는 관심으로 동문회인 '국립체신고등학교총동창회(회장 김진찬)'를 찾고 있다.
이 학교의 제1기 졸업생이며, 현재 총동창회의 사무국 일을 돌보고 있는 이영희 관장은 "낮에 공부하던 책상을 맞붙여 그 위에서 잠을 청하는 것이 우리의 기숙생활이었다"며 "식수가 없어 구더기가 나오는 우물물을 함께 마시며 지내던 동기들이라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도 '체신'이라는 말만 나오면 가슴이 뭉클해진다는 그에게 '체신'이란, 오늘의 '정보통신'과 바꾸어 쓸 수 있는 기술적인 용어라기보다는 지나간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오는 아련함을 지닌 단어다.
그는 "시대적인 요구가 달라지면서 인력 양성을 위한 제도도 바뀌는 것이 당연하지만, 단순히 기술적인 훈련만을 통해 진정한 일꾼이 나올 수 있다고 봐서는 안 된다"며, "정보통신 산업의 전체를 보는 안목과, 사회 간접자본의 성격이 강한 이 분야의 인력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도덕성 함양을 위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운 교육제도와 기관들이 이러한 실력과 도덕성을 겸비한 참신한 인재들을 제대로 양성해 냈으면'하는 것은 정보통신 분야에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동문 전체의 바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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