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통신시장의 거대 공룡이 드디어 표효하기 시작했다. 한국통신은 [KT]로, 한국통신프리텔과 한국통신엠닷컴의 합병회사는 ‘KTF’로 새출범하면서 ‘KT그룹체제’에 들어섰다. 브랜드리포트의 미니폴에서 진행중인 투표에서는 이런 한국통신의 변화에 대한 상반된 평가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한국통신의 새로운 브랜딩 전략은 절대적으로 옳다. 물론 어떠한 전략이라도 성공과 실패는 운용에 달려있으나 방향성을 볼 때 올바른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분명하다. 전 세계적인 통신산업의 브랜딩 트렌드는 기업브랜드 중심 전략이고, 또한 글로벌 브랜드의 세계공략에도 역시 기업브랜드 중심 전략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만 비추어 봐도 단순한 사명(社名)으로서의 ‘한국통신’에서 기업브랜드로서의 [KT]로 전환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전략적 의미가 있다. 이제 브랜드는 단순한 식별기능 이상의 전략적 효용이 있는 중요한 기업의 무형자산이기 때문이다.
비록 개별브랜드나 패밀리브랜드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트렌드라고 할지라도 한국 사회에 있어서 기업브랜드의 영향력은 여전히 지대하다. 전문화된 기업들이 많은 외국의 경우 대부분 기업브랜드와 개별브랜드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는 반면에 좁은 시장규모와 출신이나 배경을 중시하는 문화적 특수성에 따라 다양한 사업군을 포트폴리오로 가지고 있는 한국의 대기업들은 패밀리브랜드와 개별브랜드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온 바가 있다. 브랜드는 문화적인 특수성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외국의 사례에 그대로 맞추는 것은 그다지 현명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적인 특수성에 따라 국내에서는 기업브랜드와 패밀리브랜드 그리고 개별브랜드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전쟁을 할 때에 있어 중-장거리 포대와 60M같은 단거리 포대, 그리고 소총부대가 모두 필요한 것처럼 산업, 고객, 그리고 경쟁의 특수성에 따라 적절히 적용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이번 [KT]와 [KTF]로의 전환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단거리 포와 소총부대에 있어 막강한 화력의 중장거리 포대의 지원사격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이제 [KT]는 현재 유선통신시장에서의 강점을 전반적인 통신 솔루션에서의 경쟁우위로 확장해 가야하는 과제가 남겨져 있고, 이는 기업브랜드와 패밀리브랜드 그리고 개별브랜드의 적절한 역할분담과 효율적인 운용으로 실현해 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KT]나 [KTF]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단순히 과거 1990년대 전후의 기업 CI차원에서 사명변경 고지광고 정도에 머문다면 그것은 브랜드리포트의 미니폴에서 많은 사람들이 평가했듯이 과거와 별반 차이가 없는 비용낭비가 될 공산이 크다. 한국 통신시장의 공룡기업 [KT그룹]의 표효가 통신시장에 어떠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정보통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