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기술표준에 관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외국과 달리 초보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던 국내 생체인식 분야의 표준화를 위해 지난 2월에 창립된 생체인식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관련 기관과 전문가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 생체인식시장은 기술표준이 부재한 상황에서 업체들이 기술적 상호호환성과 연동성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설정하기가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국제시장에서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한계를 느낀 국내 생체인식 분야 종사자들이 조속한 표준화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월 미국 마이애미 비치 리조트에서 개최된 생체인식 관련 국제회의에 국내 대표로 유일하게 참석했던 한국정보보호센터(www.kisa.or.kr 원장 조희갑) 김재성 팀장은 "국내 생체인식기술 표준화 움직임이 가시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정확한 국제시장상황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며 "그러나 올해 중으로 생체인식시장 분석과 해외기술동향 파악, 기술평가 환경 구축을 완료하고 내년에는 실재로 시범적 평가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또 표준화 작업과 관련, "실재로 미국 내 생체인식제품 성능평가기관인 NBTC(National Biometric Test Center)의 제임스 웨어먼 교수와 국내 생체인식 성능평가 전문인력 교육을 위한 협조를 논의하는 등 원활한 진행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생체인식시장은 80% 가량을 차지하는 지문인식분야에 의해서 주도되고 있으며 세계 지문인기술의 약 10%에 달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표준화의 후진성으로 인해 경쟁력이 분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지문인식분야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업체 중 하나인 휴노테크놀로지(www.huno.com 대표 김상균) 기술연구소의 이규승 팀장은 "휴노의 경우 현재 대부분의 제품을 토털 솔루션 형태로 제공하고 있어 기술적 호환성이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네트워크 상에서 생체인식이 이뤄져야 할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표준화 문제가 개입하면 시장을 선점 혹은 지배하고 있는 업체의 기술기준에 나머지 업체가 끌려 다닐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와 관련, 이 팀장은 또 "최근 패스21 니트젠 휴노테크놀로지 등 국내 생체인식업체들이 금융기관이나 통신업체 등과의 제휴·합작을 통해 네트워크 상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표준화가 앞당겨 질수록 잠재적인 비효율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정보통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