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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소나타 맹주를 향하여
강남소나타 맹주를 향하여
  • 정보통신신문
  • 승인 2015.05.1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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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정보통신㈜ 김도경 이사
▲ 아카데미정보통신㈜ 김도경 이사

올해도 어김없이 KOBA 전시회가 다가왔다. 10년을 넘게 코바전시회에 꾸준히 참여하다보니 몇 가지 눈에 띄는 변화와 아쉬움이 발견된다. 국제전시회라는 취지와는 부합되지 않게 먼저 방문하는 해외고객들 수가 그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사실과 국내에서 개최되는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본 전시회는 해외유명 브랜드와 이를 대행 판매하는 국내 수입업체들이 주류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혹자는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반문할지 모르겠다. 우선 그 이유부터 분석해 보자.
국제전시회라는 명칭에 걸맞지 않게 해외고객들의 발걸음이 줄어든 까닭은 우선 KOBA 전시회를 통해 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접목시킬만한 양질의 먹거리가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좀 더 포괄적으로 생각해 보면 이는 곧 국내 방송음향산업계의 개발, 생산, 판매경쟁력 취약의 원인으로 귀결된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방송음향시장, 특히 그 중에서 음향제품은 내수시장의 80% 이상이 외산이 독과점하고 있다고 한다.
맹목적 외산병에 걸린 국내 소비자들도 문제지만 공공시장부터 과설계에 따른 값비싼 외산장비들에 아낌없이 세금을 낭비하는 넉넉한 인심 또한 문제인 것은 분명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내 관련 생산업체들은 독자적 기술과 제품개발 대신 외산장비의 유통에 더 유혹을 느끼게 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기실 자본주의의 본질은 자본을 축적하는데 있다. 그러나 건강하고 생산적인 자본주의 사회구성은 자본축적과정에서 다수의 참여를 필요로 하고 이를 통한 부의 합리적 나눔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국내에선 생산이 되지 않는 제품을 해외에서 수입하여 국내소비자들의 이익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경우라면 마땅히 환영받아야 한다. 그러나 동종의 국산제품이 버젓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들의 안방마냥 오랫동안 국내시장을 쉽게 독점하는 형태의 구조는 결코 건강하다 평가할 수 없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는 자유경쟁의 논리에도 어긋난다.
국내 관련생산업계를 보듬는 관심의 영양분이 시급한 실정이다. 제조업은 본질적으로 단순히 소수의 자본가만을 키우는 구조가 아니다. 다수의 연관 산업을 태동시키고 수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게 된다. 국내에서 한번 키운 국제적 경쟁력은 크게 계획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해외시장의 진출로 이어지게 되기도 한다.
지금 정부에선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스타트업(Start-up)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하고 있다. 수많은 젊고 신선한 아이디어와 젊음이 미래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 주길 바라는 마음은 국민 누구라면 한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혹독하고 냉정하다. 단순히 톡톡 튀는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 대박을 칠거라는 기대는 대부분 순진한 착각에 가깝다. 설사 아이디어가 생산적이라 하여도 이를 토대로 하나의 경쟁력 있는 기업을 완성시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일은 또 다른 이야기다.
반면 척박한 여건에서도 이미 기업의 형체를 갖추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경쟁하여 온 기존의 제조업체들은 외산으로 독과점 된 시장의 구조에서도 현재까지 힘겹게 국산 장비의 명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백지상태에서 이제 막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의 십분의 일만이라도 가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지나친 욕심일까? 국민의 세금을 떼어 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외산장비들과 공공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라도 할 수 있게 배려해 달라는 이야기다.
필자의 회사에선 이번 코바전시회에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 생산된 하이브리드 믹싱콘솔을 선보일 계획이다. 몇 년간의 개발과정과 자금투자,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탄생시킨 제품이다. “왜 손이 많이 가고 어렵기만 한 제품을 개발, 생산하려고 시도하였냐?”는 동종업계 관계자들의 의아한 반응에도 개발을 결정하게 된 데는 순수 국산제품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던 이유도 한 몫을 했었다.
차별화된 성능과 기능으로 단단히 무장을 시켰고 핵심기술 국제특허출원도 마쳤다. 이미 이 제품의 존재를 아는 몇몇 해외업체에서는 자국 판매 대리에 대한 문의도 해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마음에 걸리는 것은 이미 특정 외산장비에 길들여진 국내 소비자들이다. 실사용자 대부분 내 돈으로 구매하는 제품이 아닌 경우다 보니 과하던 그렇지 않던 대부분 최고가의 제품을 선호하기 마련인 심리의 벽 또한 단단해 보인다.
분명한 것은 필자의 회사 구성원 모두는 언제부터인가 외산이 뺏어간 강남소나타 맹주자리를 되찾을 그날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작은 노력들 하나하나가 모여 우리의 산업을 살리고 경제를 살찌우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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