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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전주 통신설비 철거의 문제점
한전 전주 통신설비 철거의 문제점
  • 정보통신신문
  • 승인 2001.04.0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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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공학박사

한전 전주 통신설비 철거의 문제점

얼마 전 신문지상에서 전주에 설치된 불법 통신 설비를 철거하겠다는 내용의 보도를 읽었다.
한전측에서 전주의 사용 실태를 실사한 후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다.
전주의 강도 범위 내에서 통신설비가 설치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또, 전국에 가설된 전주의 3.7%에 해당하는 10만본 가량이 강도를 초과하여 통신 설비가 설치되어 있다고 하니 그 심각성 또한 공감이 간다.
하지만, 그런 현상이 오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그 처리 방법에 있어 통신사업자의 반발 또한, 예고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업자-소비자에 큰 부담

한전 전주사용과 관련된 문제는 단순히 한전과 통신사업자만의 문제가 아닌 제도상의 문제이기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다.
현재 한전에서는 전주에 통신시설 설치와 관련한 자체 규정을 정하여 놓고 이를 근거로 신청에 대한 허가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그 내용에는 회선수의 제한, 지상고, 전주의 강도, 하자가 발생한 전주의 사용통제 등이 포함되어 있고 전주의 하자보수나 지상고가 낮거나 강도가 낮은 전주의 교체 등에 따른 비용을 통신 사업자가 부담하면 허가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비용을 전주 한 본당 연간 3만여원씩 비싼 이용요금을 내고 있는 통신사업자가 부담한다는 것은 현재 사업자들의 현실을 감안할 때 경영상 상당한 부담의 요인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보면, 자가망 전주 설치보다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반발이 발생하고 그나마, 회선 수의 제한과 관련해서는 어떤 예외 규정도 두지 않고 있다.
이런, 한전 전주 사용허가 제한은 통신사업자의 자가망 전주 가설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는데, 이것 또한 문제가 있다. 통신사업자가 자가망 전주를 가설하기 위해서는 관할 행정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행정기관에서는 도시 미관과 교통사고 등의 위험을 이유로 이에 대한 허가를 제한하는 것이다.
통신망은 인터넷 사용을 원하는 사용자의 PC까지 연결이 되어야만 그 효용가치가 발생 할 수 있다. 그 가설비용이 소비자의 이용요금 책정에 반영되고 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행정기관에서 도시 미관을 이유로 요구하는 지중에 설치 할 경우 비용은 현재 사용하는 요금의 열 배 이상이 소요되고 따라서 소비자의 이용요금 또한 큰 폭의 인상이 불가피하며 이는 전 국민의 정보화라는 정부의 정책과도 상충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중 설치의 경우에도 관할 행정기관의 허가를 득 해야 만 하는데 지중 설치와 관련된 관할 행정기관의 허가심의 절차를 보면, 이것 또한 현실성이 없다.
지중 설치 허가 여부의 심의는 관할 행정기관에서 연 2회 개최되는 굴착심의회를 통해서 결정된다. 통신사업자가 신청한 지중 설치 가부 결과를 6개월여가 지나서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과연, 사용 신청을 하고 6개월 이상 기다릴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이런 현상은 결코, 도심지역에서만 발생되고 있는 문제는 아니다.
도시와 도시 사이를 연결하는 시외 지역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발생한다.
통신망은 사후 장애가 발생시 신속하게 복구되어야 한다는 전제 아닌 전제조건이 있다.
따라서, 도시를 연결하는 통신망은 복구시간 단축을 위해 대부분 도로를 연하여 가설이 되는데 이때에도 도로의 구분에 따라 해당 행정기관의 도로점용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런 허가에 대한 행정기관의 반응은 천차만별이다.
어떤 기관에서는 통신망의 중요성을 감안하여서 인지 허가받기가 용이한 반면, 어떤 기관에서는 도시 미관과 교통사고 방지 등을 이유로 한전 전주 사용 외에는 허가를 하지 않는 것이다.
행정기관에서는 자가망 전주 설치를 금지하고 한전에서는 자체 규정에 의거 전주 사용을 허가하지 않으면 통신사업자는 사업을 영위할 방법이 없어 엄청난 심적·물적 부담을 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용자의 요구와 편익을 생각해야만 하는 통신사업자는 가설방법이 없기에 한전 전주에 공가 신청을 하고 선시공을 하는 불가피한 사례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경위로 인해 통신설비가 설치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전에서는 자체규정만을 적용, 불법 설치물이라 하여 소비자가 이용하고 있는 회선을 절단해 버리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고, 이런 사례는 이번 한전의 발표가 있기 전부터 발생되어온 것이다.
이상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전 전주의 불법 통신시설 설치는 통신사업자 만의 잘못이 아니다. 여러 가지 제도상의 문제점이 있었기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며, 이에 대한 제도의 보완 없이 한전의 요구대로 철거가 진행된다면 많은 문제점을 초래 할 수 있다.
현재 설치된 한전 전주는 국민의 세금으로 설치된 것이고, 선시공된 자가망 시설도 마찬가지이다. 또, 전주에 설치된 통신 설비는 경위가 어떻게 되었건 사용자가 사용을 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통신 설비를 철거하라는 한전의 요구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하고 있는 통신사업자나 통신망을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한전 전주의 통신 설비 철거 문제는 다른 방법으로 접근되어져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시행이전 제도보완 절실

한전에서 전주를 개량하여 통신사업자가 원활히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도록 하거나, 행정기관에서 자가 전주 설치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정부의 정보화 정책에 부응하도록 통신사업자가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끝으로, 환경에 관해서 우리보다 선진국이라는 미국도 아직까지 오래된 나무전주를 사용하는 곳이 많지만 전주의 개량보다는 시스템의 자동화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여 국민의 편익을 도모하고 있다. 즉, 도시 미관보다는 국민의 편익을 더욱 중요시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겉으로 보이는 외적 미관보다는 국민들의 편익을 먼저 고려하여, 행정기관에서도 효율적인 행정을 하고, 한전 전주의 사용에 대한 규제도 완화하여야 하며, 한국통신 전신주에 대해서도 제2 또는 타 통신사업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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