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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공지능 본격화…핵심은 ‘클라우드’
[기획] 인공지능 본격화…핵심은 ‘클라우드’
  • 차종환 기자
  • 승인 2016.03.24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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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충격’…분산컴퓨팅 관심집중
뇌 모방 머신러닝·인지기술 연구 활기
산업육성 잰걸음…인문학적 접근 절실
 
세기의 바둑 대결로 세계가 떠들썩한 한 달이었다.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역사적인 대국은 알파고가 4승1패의 전적으로 우위를 점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애초에 알파고가 한 판이라도 이기면 잘한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대국이 진행될수록 알파고의 어마어마한 실력에 바둑 관계자는 물론, 일반인들까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인공지능의 진화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정보통신강국을 자처하던 우리나라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ICT 인프라 대비 선진국에 못 미치는 인공지능 관련 산업에 정부도 부랴부랴 육성책을 쏟아내며 대응해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너무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구글이 밝힌 알파고의 작동원리를 살펴보면, 클라우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ICT 인프라가 인공지능 산업 육성에 탄탄한 기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알파고의 작동원리 = 알파고는 프로그래밍된 능력 이상의 지능을 구현하기 위해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라는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
머신러닝은 인공신경망을 기반으로 기계가 복잡한 문제를 스스로 학습함으로써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나가는 기술이다.
알파고는 바둑을 학습하는 방식에 있어 고급 트리 탐색(Tree Search)과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 기술을 사용했다.
트리 탐색을 통해 경우의 수를 트리 구조로 병렬 배치해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하도록 한 뒤, 심층 신경망이 다음 돌을 놓을 위치를 선택하는 정책망과 돌을 놓았을 때 승자를 예측하는 가치망으로 판단한다. 알파고는 정책과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스스로 대국하는 학습기법을 활용했다.
이번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는 알파고의 분산컴퓨터 버전이 도입됐다. 단일 컴퓨터로는 CPU 48개, GPU 8개가 사용되지만 분산컴퓨터는 CPU 1202개, GPU 176개가 동원된다. 알파고는 이번 대국을 위해 자원을 한국에 물리적으로 설치한 것이 아닌, 클라우드를 통해 컴퓨팅 파워를 지원받았다.

□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 알파고는 사실상 클라우드를 이용한 최초의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현재 기술로도 서버나 스토리지 등의 IT자원을 직접 구축할 필요 없이 고성능의 컴퓨팅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업의 입장에선 큰 돈 들이지 않고도 뛰어난 컴퓨팅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주도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비롯,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도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을 결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MS는 자체 인공지능 프로젝트 ‘아담’을 시행하고 있는데, 여타 인공지능보다 30배 적은 수의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20억 개 이상의 신경망을 연결해 데이터를 학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2배 이상 정확하고 50배 이상 빠른 물체 인식을 실현한다는 설명이다.
MS는 인공지능 비서인 ‘코타나(Cortana)’에 인공지능 기술을 집약하고 있다. 단순 음성인식 기반 검색이 아닌 메시지, 메일, 일정을 관리하고 약속이 정해지면 교통 정보를 함께 보여주는 등의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IBM은 알파고 이전에 체스에서 인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인공지능 ‘딥블루(Deep Blue)’를 선보인 바 있다. 또다른 인공지능 ‘왓슨(Watson)’은 퀴즈 쇼에서 인간을 넘어서는 능력을 보였다.
IBM은 현재 인간 두뇌를 모방한 칩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54억 개의 트랜지스터, 100만 개의 디지털 뉴런, 2억5000만 개의 시냅스를 집적한 신경망 칩이다. 이를 통해 기존 폰 노이만 구조의 컴퓨팅 환경이 아닌 인간 두뇌를 모방한 새로운 구조의 컴퓨팅 환경을 구현할 계획이다.

□ 국내 현황 =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인공지능 관련 특허에 대해 미국은 2만4054건, 일본은 4208건이 출원됐는데, 이는 국내 출원(2638건)의 각각 9.1배, 1.6배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비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인공지능 관련 국내 특허출원은 연도별로 2010년(212건), 2011년(288건), 2012년(295건), 2013년(371건)까지는 꾸준하게 증가세를 보였지만 이후 2014년(367건), 2015년(301건)은 소폭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용산업별로 출원현황을 살펴보면 주로 컴퓨터(64.1%), 통신(9.9%) 분야에서 연구개발이 집중됐다. 이어서 정밀기기(6.1%), 의료기기(4.6%), 전기(4.1%) 분야에서 연구개발이 이뤄졌다.
특히 디지털컴퓨팅, 경영관리, 유무선 통신, 이미지 데이터 처리 등에 인공지능 기술이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화학(0.1%), 식품(0.1%), 의류(0.1%), 건축(0.1%) 분야 등 비 IT분야는 특허출원이 요원한 수준이다.

산업계 현황을 살펴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중심으로 언어지능과 시각지능에 대한 연구가 산·학·연 연계로 진행되고 있다.

언어지능에 대한 연구는 ETRI 자동통역언어지능연구부와 솔트룩스, KAIST가 협력해 ‘엑소브레인(Exobrain)이라는 과제를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엑소브레인’은 자연어를 이해하며 자가학습을 통해 지식과 지능이 진화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각지능에 대한 연구로는 ‘딥뷰(Deep View)’ 과제가 있는데 ETRI 빅데이터인텔리전스연구부와 코난테크놀로지, 광주과기원, 포항공대 등이 협력하고 있다. 객체와 객체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나는 시맨틱을 이해하고 시각지식화 하는 것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발생할 상황을 예측하는 예지형 시각지능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버는 자사 ‘라인(LINE)’ 메신저에 음성인식 기반의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N드라이브’ 상에서 이미지 자동분류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한양대는 패킷망 기반의 음성통신 환경에서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손실된 패킷을 완벽히 복구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로써 현재 상용화된 패킷망 기반의 음성통신 환경에서 음성통화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개발한 패킷손실은닉 기술은 기존 패킷손실은닉이 다양한 입력 데이터에 대해 정확한 통계적 모델링을 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손실된 패킷의 정보를 추정하고 복구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딥러닝을 이용한 대중교통의 정류장 간 수요예측을 진행해 50%의 정확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교통 수요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면 의정부, 용인, 김해 경전철 등 수요예측 오차로 인한 잘못된 대중교통 사업의 시행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도시철도, 버스 등 돌아가는 굴곡 노선을 바로잡아 대중교통 통행시간을 줄일 수 있고, 차내 혼잡도 개선 등 효율적인 대중교통 운영 계획 수립이 가능할 전망이다.

□ 산업육성 본격화 = 알파고 충격 이후, 변방에 머물러 있던 인공지능 기술 분야에 뜨거운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 17일 ‘지능정보산업 발전전략’을 내놓았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민·관이 함께 국가 연구역량과 데이터를 하나로 결집하기 위한 지능정보기술 연구소를 설립하는 한편, 언어·시각·공간 감성지능, 스토리 이해·요약 등의 연구를 플래그십 프로젝트로 지원해 세계 지능정보기술 시장 선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는 데이터분석 전문가, 인공지능SW 개발자 등 전문인력을 선제적으로 양성할 방침이다.
아울러 컴퓨팅 자원, 지능정보SW(언어·시각지능 등), 전문지식DB와 전문가시스템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벤처기업에 클라우드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에서는 인공지능 산업 활성화를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21일 시행된 ‘제7차 ICT 정책해우소’에서는 인공지능 관련 산학연 관계자들이 산업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위해서는 학습에 필요한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기업이 확보하기 어려운 데이터(언어, 지도 등)를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통해 제공함으로써 기업들의 중복 투자를 방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턱없이 부족한 인공지능 관련 전문인력에 대해서는 산·학·연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기업과 대학 간 공동 연구를 통한 지속적인 인력 양성을 수행하는 한편, 해외 우수인재 영입, 국내 우수 인재 유출 방지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로봇이나 인공지능과 경쟁이 아닌 공존할 수 있도록 일자리 문제, 윤리·도덕·법률적 논쟁에 대해 사회적 논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에 대한 인문사회적 접근이 필요하며 이공계 학생·공학자 등이 인문사회학적 측면에서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융합교육 환경이 요구된다.
뛰어난 기술만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아니며, 규제나 인식 등 사회적인 측면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아울러 고령화, 복지, 교육, 치안 등 다양한 사회현안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인공지능 중장기 종합계획이 마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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