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무상취득 논란…통신업계 ‘싸늘’
이달로 예정됐던 지상파UHD 본방송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사 측은 9월 연기를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일정이 너무 늦어진다며 불허할 움직임이다.
지상파 3사는 UHD방송의 송신, 중계, 수신 전 과정의 장비 정합성 테스트가 아직 덜 끝났다며 UHD 본방이 최소한 9월까지는 연기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SBS와 MBC는 UHD 장비 도입을 마쳤지만 아직 안정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는 설명이다. KBS는 관련 장비를 이달 말에나 도입할 예정이다. 사실상 2월 UHD방송 시작은 무산된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그간 지상파 UHD 방송의 기술적 문제를 검토한 결과, 준비된 사업자부터 바로 방송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난 3일 방송통신위원회 측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마저도 MBC와 KBS는 서울 관악산 송신철탑 공유에 따른 간섭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지상파 3사가 동시에 UHD 방송을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방통위 측은 일단 9월 개시는 불가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방송을 시작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적정한 선에서 시행시기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통신업계는 이번 지상파 UHD 논란에 싸늘한 반응이다.
소위 황금 주파수로 불리는 700㎒ 주파수를 지상파 방송사가 UHD방송을 이유로 가져갔기 때문이다.
통상 통신사업자가 주파수를 이용하기 위해선 경매를 통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데 반해, 700㎒ 주파수는 방송사가 고스란히 무상으로 취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월 UHD 방송이 불가능하다면 방송사가 황금 주파수를 ‘먹튀’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 통신업계 지적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작년 11월 UHD 방송을 허가해 줄 때만 해도 올해 2월 시작이 어렵다는 이야기는 없었다”며 “연기를 하더라도 최대한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대로 바로 UHD 방송을 시행하도록 촉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