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받아도 낙찰사례 빈번
입찰자격 제한 실효성 제고
중앙관서의 장 등이 부정당업자에게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경우 일정한 사항을 미리 알려주도록 국회가 관계법령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입찰 참가자격 제한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규환 의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입찰 참가자격이 제한되는 시작일로부터 15일 전까지 △입찰 참가자격 제한의 근거와 이유 △당사자의 성명 또는 명칭과 주소 △입찰 참가자격 제한의 시작일과 종료일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이 기재된 문서를 부정당사업자에게 통지하도록 하도록 한 것이다. 이 경우 통지의 방식에 등기우편을 통한 송달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개정안의 제안이유를 보면, 중앙관서의 장이 부정당업자에 대해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했음에도 그 제한기간 중에 해당 부정당업자가 공공기관이 발주한 입찰에 참가해 낙찰을 받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입찰 참가자격 제한제도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받은 부정당업자가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는 경우가 상당한 수에 이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조달청의 경우 최근 5년간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한 336건에 대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제출돼 이 중 293건이 인용된 바 있다.
이처럼 법원의 인용률이 높은 이유는 입찰에 참가하지 못하는 부정당업자의 손해가 회복하기 어려운 만큼 무거운 것이라고 법원이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입찰 참가자격 제한의 효력발생일이 기관마다 서로 달라 제재를 받은 부정당업자가 이에 대응할 사전 준비기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법원이 인정한 점도 인용률이 높아지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이에 개정안은 중앙관서의 장 등이 부정당업자에게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경우 일정한 사항을 사전에 통보하도록 했다.
이로써 제재에 대해 부정당업자가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을 확보해 집행정지 가처분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본안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게 개정안의 기본취지다.
이번 개정안 발의에는 김규환 의원 외에 박명제, 김정훈, 김석기, 조경태, 김정재, 염동열, 정갑윤, 이채익, 김상훈 의원이 함께 참여했다.
김 의원은 같은 내용의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함께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