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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EMP 공격 현실화…대비는 걸음마 수준
北 EMP 공격 현실화…대비는 걸음마 수준
  • 이민규 기자
  • 승인 2017.09.04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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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폭지역 전자기기 무력화기간통신망 사실상 무용지물

EMP 방호설비 구축 취약 
표준시방서 제정 등 서둘러야

북한이 3일,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격랑에 휩싸였다.
북한은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조선중앙TV를 통해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 ‘완전 성공’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는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완결단계 목표 달성에 매우 의의가 있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이 뿐만 아니라 북한은 수소탄 모형을 공개하면서 고출력 전자파(EMP) 공격이 가능하다고 위협했다.

이번에 실험에 성공한 수소탄이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 된 열핵전투부”라는 것이다.

EMP는 핵폭발에 수반되는 강력한 전자기 폭풍으로 피폭 지역의 모든 전자기기를 작동불능 상태로 만든다. 이로 인해 군의 지휘시설이나 국가 기간통신망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다.

이와 관련, EMP 공격과 그 위험성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함께 체계적인 대응이 시급하다는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 EMP, 군 통신장비 무력화

EMP란 ‘Electro-Magnetic Pulse’의 약자로, 고출력 전자파 또는 전자기펄스 등으로 풀이된다.
‘고출력 전자파’란 지상 30km 이상에서 핵폭발에 의해 생성되는 고(高)고도 핵 전자파를 말한다. 아울러 의도적으로 정보기기 등을 손상시키거나 오동작을 유발할 수 있는 고출력 비핵 전자파도 ‘고출력 전자파’에 포함된다.

EMP 생성과정에서 생성되는 과전류는 전자회로를 파괴시킨다. 이로 인해 고강도의 EMP 발생 시 각종 통신장비와 군사장비, 컴퓨터 등이 모두 마비될 수 있다. 특히 군 작전에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영국·일본·독일 등 주요 국가에서는 EMP를 이용한 특수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도 EMP무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자폭탄 또는 EMP탄으로 대표되는 신종 무기체계는 강력한 전자기파를 이용해 군의 주요 통신시설이나 무기체계의 전자장치를 파괴시킬 수 있다.

특히 전자기파의 세기에 따라 컴퓨터와 통신장비 등 모든 전자기기를 순식간에 무력화시킬 수 있으며, 완전한 파괴가 아니더라도 무기체계의 오작동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EMP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호설비를 갖추는 게 시급하다는 국방·정보통신 전문가들의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 군 지휘소, EMP 공격에 무방비 노출

그렇지만 우리 군의 EMP 방호설비는 매우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국방부의 ‘전자파 차폐 대상부대 및 전자파 방호능력 구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군은 2012년 12월 말 기준으로 EMP 방호능력이 필요한 시설 221개소 중 단 3개소에 대해서만 EMP 방호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국방분야를 포함해 민간의 주요 정보통신시설에 EMP 방호체계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규백 국회의원의 경우 지난 2012년 국방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 군 지휘소 99%가 EMP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우리 군은 첨단화, 효율화를 위해 네트워크 중심전을 추구하고 있지만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네트워크 중심전은 북한의 EMP 공격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의 공격 양상을 고려해 한국형 EMP 방호능력 확보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 EMP 방호설비의 기본구성

EMP 방호설비는 EMP 공격으로 부터 정보체계 시설 및 장비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세부적으로, EMP 방호설비는 △차폐 패널 △차폐 문 △허니컴(honeycomb) △관통관 △각종 필터류 등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차폐 패널은 외부의 복사성 EMP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 이중문 구조의 차폐문은 EMP 보호대상시설을 오갈 수 있는 출입구 기능을 한다.

허니컴은 외부의 공기순환을 위한 벌집모양의 송풍구를 의미한다. 관통관은 외부에서 보호시설내부로 정보통신선 및 전력선, 소화시설 등을 연결시킬 수 있는 통로가 된다.

또한 각종 필터류는 관통관을 통해 내부로 인입돼 전도성 EMP를 차단하거나 약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 EMP 방호사업·연구동향

공공분야 EMP 관련사업의 핵심은 국방시설본부와 군 정보화 부서를 중심으로 EMP 방호설비에 대한 표준화를 추진하는 일이다.

아울러 정보통신기술 측면에서 EMP 방호대책을 제도화하고, EMP에 대한 연구개발 및 산업화 를 추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와 관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립전파연구원은 지난 2014년 ‘고출력 누설전자파 안정성 평가기준 및 방법 등에 관한 고시’를 제정한 바 있다.

이 고시는 고출력 전자파로 인한 피해와 누설 전자파에 의한 정보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구축된 방호차폐시설 또는 장비보호시설의 안전성 평가기준 및 방법 등에 필요한 세부사항을 정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국립전파연구원은 주요 정보체계에 대한 ‘방호시설 설계 및 구축방안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ICT 전문연구기관의 연구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은 ‘방호대상을 고려한 효율적인 EMP 방호시설 연구’를 비롯해 ‘EMP 방호설비 수주 및 시공능력 제고방안 연구’, ‘EMP 방호설비 시공능력 향상을 위한 표준시방서 개선 연구’ 등을 수행하면서 EMP 기술개발 촉진과 산업 활성화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 정보통신공사업과의 연관성

EMP 방호설비는 정보통신공사업과도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EMP 방호설비 공사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공사가 정보통신공사의 공종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보통신공사업법 시행령 ‘공사의 종류(별표1)’는 EMP와 유사한 잡음·전자파(EMI·EMC·EMS 등을 포함한다) 방지설비 등의 공사를 정보통신전용 전기시설 설비공사의 하나로 명시하고 있다.
특히 국방부가 EMP 방호능력 확보를 위한 시설공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어서 관련공사 물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최근 정보통신기술(ICT)과 여타산업 간 융합이 활기를 띠고 있는 상황에서, EMP 방호설비 구축은 ICT와 국방분야 융합의 좋은 본보기로서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향후 과제

하지만 아직까지 정보통신공사업체의 EMP 방호설비 공사실적은 미미하고 관련규정 및 기준마련 등 제도적 기반이 매우 취약한 상태다. 실제로 아직까지 EMP 방호설비 공사설계, 시공절차에 대한 사업관리 및 가이드라인이 설정 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비춰볼 때, EMP 방호설비 시공기술에 대한 품질 제고, 시공능력에 대한 개선 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구체적으로, 단계별 절차에 의한 EMP공사 사업관리(수행체계)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정보통신공사업법 시행령 별표에 ‘EMP’라는 용어를 포함시킴으로써 EMP 방호설비를 정보통신공사의 하나로 명문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연구원은 ‘EMP 방호설비 시공능력 향상방안 연구’ 보고서(과제책임자 표창균 책임연구위원)에서 “국가안보 측면에서 EMP 방호설비에 대한 공사물량이 증가하고, 기술·법제적 관점에서 EMP 방호설비 의무화 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EMP 방호설비 수급화를 위한 제도적, 기술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원은 EMP 방호설비 수급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보통신공사업체의 기술력 향상 및 시공역량 제고를 위한 교육과정 개설, 유사실적 확충 등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연구원은 EMP 방호설비 표준품셈, 표준시방서 및 공법의 제정과 관련공사에 대한 사업관리 절차를 포함해 시공능력 향상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심층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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