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6:55 (목)
특수학교 설립, 집값 내려가지 않는다
특수학교 설립, 집값 내려가지 않는다
  • 박진숙 기자
  • 승인 2017.09.14 16: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립 예정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집값 영향 미친다며 주민 반대
전문가 분석 결과, 오히려 땅값 올라
정부는 전국에 18곳 더 설립 계획

서울 강서구 공진초 폐교 부지에 설립 예정이었던 발달장애 특수학교(서진학교)가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설립이 지연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조사 결과, 특수학교 설립이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학교 설립이 이슈로 떠오른 것은 최근 서울 강서구 공진초 폐교 부지에 설립 예정이었던 발달장애 특수학교(서진학교)를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면서다. 강서구 주민 측은 해당 부지에 특수학교 대신 공립 한방병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이 주민 의견을 듣기 위해 지난 7월 6일 토론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가 지난 5일 2차 주민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지역구 김성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장애인단체와 학부모단체, 강서구 주민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반대 추진 비상대책위원회’는 “강서구는 동의보감을 지은 허준이 태어난 곳으로 2015년 보건복지부 연구용역에서도 이 지역이 한방병원 부지로 가장 적절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특수학교 설계 공모를 당장 멈추고 해당 부지를 복지부에 매각해 한방병원을 짓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5일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토론회’에서 장애 아동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했다.

장애 아동 학부모들은 “강서구 내 1개의 장애 학교가 있지만, 자리가 부족해 100명 가까운 학생들이 왕복 세시간씩 통학 버스를 타고 시달리며 학교를 다닌다”며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의 기회를 빼앗지 말자”고 호소했다.

주민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자 장애 아동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했다. 일부 학부모들이 눈물을 흘리고 큰절을 올리며 지역 주민들의 이해를 구했지만, “쇼하지 마라!”는 차가운 반응이 돌아왔다.

사실 해당 부지는 학교용지라 교육청 허가 없이는 용도변경이 불가능하다. 김성태 의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해당 부지에 국립 한방병원을 짓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유권자들은 김성태 의원을 지지했지만, 애초에 학교 외에 다른 시설을 설립할 수 없는 부지였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한방병원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은 김 의원이 만든 가공의 희망”이라고 지적했다.

특수학교 설립은 주변 집값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커 추진이 쉽지 않다. 서울에는 특수학교가 29곳 있지만, 2002년 종로구에 설립된 경운학교 이후 최근 15년간 공립특수학교는 단 한 곳도 신설되지 못했다. 현재 논란 중인 서진학교 외에도 서초구 나래학교, 중랑구 동진학교 등이 주민 반발이 부딪혀 설립이 지연되고 있다.

서울 강서구 공진초 폐교 부지 특수학교 설립을 놓고 지지 단체와 반대 단체들이 현수막을 내걸며 호소하고 있다. [사진: KBS캡쳐]

전문가들은 특수학교가 집값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에 대해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의뢰로 부산대 교육발전연구소가 전국 167개 특수학교 인근 부동산가격을 조사한 결과, 2006년~2016년 특수학교 반경 1㎞ 이내의 인접지역과 반경 1~2㎞의 비인접지역간 부동산 가격 변동률은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땅값의 경우 인접지역 4.34%, 비인접지역 4.29%로 오히려 인접지역이 더 많이 올랐다. 공시지가 자료를 확보해 비교한 47개 학교의 분석 결과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던 곳이 10곳, 이 중 8곳은 특수학교 인접지역의 땅값이 더 많이 오른 것으로 밝혀졌다.

백종대 서울시교육청 교육행정국장은 “설계 공모를 중단할 수는 없지만, 주민들의 염원을 고려해 특수학교와 함께 주민편의시설 신설 등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오는 2022년까지 전국에 특수학교 18곳을 더 세우고 특수교육의 교육과정 자체도 내실 있게 수행하는 등 장애아동 학습권 보장을 위해 힘을 보태기로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터넷 신문 등록 사항] 명칭 : ㈜한국정보통신신문사
  • 등록번호 : 서울 아04447
  • 등록일자 : 2017-04-06
  • 제호 : 정보통신신문
  • 대표이사·발행인 : 함정기
  • 편집인 : 이민규
  • 편집국장 : 박남수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308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정보통신신문사
  • 발행일자 : 2024-03-28
  • 대표전화 : 02-597-8140
  • 팩스 : 02-597-822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민규
  • 사업자등록번호 : 214-86-71864
  • 통신판매업등록번호 : 제 2019-서울용산-0472호
  • 정보통신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1-2024 정보통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oit.co.kr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인터넷신문위원회 abc협회 인증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