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정보는 물론 사생활도 노출
전문가, "보안 수준 더 높여야
웹캠, 블랙박스, 스마트 가전, 로봇 등 수많은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되면서 해킹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송희경 의원에 따르면, 국내 1만2300곳에 구축된 무료 공공 와이파이도 10개 중 4개꼴로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보안 장치가 설치되지 않아 해킹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커들이 무료 공공 와이파이를 장악하면 연결된 스마트폰이나 각종 기기의 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지난달에는 5개월 동안 인터넷에 연결된 CCTV 카메라인 IP카메라 1402대에 2354차례 접속해 여성들이 옷 갈아입는 모습을 빼낸 남성 2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카메라의 비밀번호 관리가 허술해 쉽게 해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많은 수의 웹캠과 블랙박스가 보급됐지만, 비밀번호 관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셈이다.
국내의 IoT 기기 해킹 시도는 급증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접수된 국내 IoT 취약점 신고 건수는 2015년 130건에서 지난해 362건으로 1년 만에 3배가량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199건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현관문을 원격으로 여닫고, 가스 밸브나 조명, 에어컨까지 제어하게 되면서 해커들이 안방까지 노릴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가정용 IoT 기기 보급 가구는 이미 150만 가구를 넘어섰다.
전 세계 주요 시스템에 대한 해킹 시도가 매년 급증하면서 미국의 IT 산업 리서치 업체인 ‘가트너’는 2018년까지 IoT로 연결된 기기 절반가량이 보안 취약점 때문에 각종 위협에 노출될 것이며, 사이버 공격의 25%가 IoT와 연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번 해킹된 IoT 기기는 카메라와 마이크를 이용해 사생활을 감시하거나 기업 핵심 정보를 빼내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시만텍 코리아’ 관계자는 “인터넷에 연결되는 기기의 숫자와 종류가 다양해지면 앞으로 어떤 유형의 해킹이 발생할지 예상하기 힘들기 때문에 보안 수준을 지금보다 훨씬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