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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치하포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그날, 치하포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 박광하 기자
  • 승인 2017.10.23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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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3월 9일 황해도 치하포, 거기엔 피에 젖은 한 청년과 한 일본인의 시체가 있다.

명성황후 민씨가 1895년 10월 8일 일본 낭인들에게 살해되고, 신변의 위협을 느낀 고종 이재황은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아관파천)한다.

국모가 죽임을 당하자 분노한 백성은 을미의병을 조직해 일제를 몰아내려 했으나 진압당하고 만다.

지난 19일 개봉한 '대장 김창수'는 그 시대에 일어났던 치하포 사건의 주인공 백범 김구(옛 이름 창수)를 다루고 있다.

동학농민운동에 가담해 세상을 바꾸려고도 했던 백범은, 치하포에서 만난 일본인을 불공대천의 원수로 여기고 살해하게 되며, 이 '살인사건'으로 인천 감옥에 수감된다.

영화는 실존했던 독립운동가의 투쟁의 순간이 아닌 그 시작점에 놓인 한 청년의 변화에 눈을 돌렸다.

자신은 죄인이 아니라고 항변하며 감옥 안에서조차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던 백범은 자신보다 더 억울하고 힘이 없어 그저 고통을 당해내고 견뎌내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감옥 안의 조선인들을 보며 해야 할 일을 점점 깨우치기 시작한다.

바깥 세상보다 더 참혹한 감옥 살이를 견디는 이들을 향해 손을 내밀기 시작하는 김창수, 스스로 변하면 바꿀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으며 점차 변모해가는 옥중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의 삶을 우리의 힘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울림을 준다.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건져 올린 '김창수'를 통해 위안과 희망을 얻길 바란다"고 이원태 감독은 바랐다.

인천 감옥소 소장 역을 맡은 송승헌의 연기도 볼만하다. 작중에서 그는 죄수나 간수 할 것 없이 벌벌 떨 정도로 악명 높은 인물이다. 비상한 현실감각과 두뇌를 가졌고, 희망 없는 나라보다는 오직 스스로를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을 쏟아 붓는다.

그래서 모진 매질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김창수가 거슬리고, 김창수가 죄수들을 변화시키려고 하자 그는 더욱 악랄하게 변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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