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종사하는 기간제 노동자 170여명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위원장 김준규)에 가입했다고 8일 밝혔다.
노조는 ‘ETRI비정규직지부’ 설립 총회를 개최하고 지부 임원 선출, 지부운영규정 제정 등 노조활동을 시작했다.
ETRI비정규직지부 조합원들은 현재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정책이 “그 취지에 맞게 또한 과기정통부 가이드라인에 부합되게 ETRI에서는 물론 같은 처지에 있는 정부출연연구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왜곡 없이 투명하게 제대로 추진돼야 한다”며 “전환 대상자인 당사자들로서 비정규직의 목소리를 낼 방법을 고민한 끝에 용기를 내어 노동조합을 결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ETRI 측에서 정규직 전환 추진과 관련한 정보제공 등 전환 당사자들에게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마땅할 것으로 생각되나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국정감사 과정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연구원 측에서 고용노동부와 기재부에 제출한 정규직전환 실태조사 자료에 기간제 직접고용 인원 434명 중 상시·지속적 업무는 20명, 전환대상은 8명이라는 터무니없는 수치가 제출됐다며 연구원 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안감과 불만이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연구노조는 우선적으로 ETRI 측에 정규직전환을 위한 전환심의위원회에 ETRI비정규직지부의 의견을 대변하기 위해 노조 참여와 노조가 추천하는 외부 위원 추천권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ETRI비정규직지부 조합원들은 “과학기술 연구현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수년간 각자의 위치에서 동료로서 함께 일해 왔다”며 “이번 정규직 전환 기회를 통해 사용자측도 비정규직 노동자를 연구원 내 티오(TO)로서의 존재가 아닌 사람으로 인식해 비정규직 제로화에 앞장서서 ETRI인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재 ETRI비정규직지부는 170여명의 조합원이 가입했고 가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공공연구노조 IBS(기초과학연구원)지부도 수십명의 조합원이 가입돼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전환심사위원회 참여 요구와 관련 자료 공개 등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