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인원 신속·안전 구조
대형건축물, 지하철, 터널 등 붕괴 사고 시 인명구조를 할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광범위한 피해를 야기한 경주·포항 지진과 그로 인해 노후 시설물 안전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높아지면서 건물 붕괴 시 고립된 인명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은 어느 때보다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 지반연구소 이주형 박사 연구팀은 대형빌딩, 지하철, 터널 등의 붕괴 시 고립된 인명을 신속 안전하게 구호할 수 있는 핵심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건설연은 최근 경기도 연천에 위치한 건설연 SOC실증연구센터에서 소방청 산하 중앙119구조본부 수도권특수구조단 인명구호팀과 함께 기술실증실험을 진행했다. 이번에 개발된 긴급 인명구조 기술은 드론·공간정보·정밀굴착·굴진(掘進)관리기술 등 건설연이 보유한 기술들을 활용해 4단계의 임무를 실행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1차적으로 매몰자 생존 골든타임인 초기 72시간의 안전 및 생명선을 확보한 후 일주일 내에 최종 구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설연에 따르면 긴급구조 기술 1단계에서는 사고 발생 시 우선 드론으로 현장을 탐색하고 3차원 건물붕괴 형상 정보를 취득한 후, 무선통신 기반 매몰자 위치 탐지기술을 활용해 12시간 내에 위치탐지 및 구호지점 예측을 실행하게 된다.
이후 2단계에서는 사고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정밀굴착기술 및 철근 콘크리트 벽체 관통기술, 굴진 현황관리 기술 등을 활용하여 공기·물·통신선이 100mm 규모의 1차 생명선(라이프라인)을 설치해 생존 매몰자의 안전을 우선 확보하게 된다.
3단계에서는 생존자 운반에 필요한 대형 장비를 매몰지점으로 투입하는 통로인 직경 1000mm 내외의 2차 생명선을 구축하고 마지막 4단계에서는 사고 발생 후 7일 이내에 매몰 공동(空洞) 안정화 기술을 적용해 인명구조를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게 한다.
앞으로 이 기술은 구조기술의 실제 최종사용자인 특수구조대원과의 협업과 소방관계자의 의견수렴을 거쳐 도시탐색 매뉴얼 개정방안 협의 등 널리 활용될 예정이다.
이주형 연구위원은 “현재의 기술로는 지진발생을 미리 예측할 수는 없기 때문에 지진 조기경보 연구뿐만 아니라 재난 발생 시 가급적 빨리 매몰지역에서 인명을 구하는 연구도 중요하다”면서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통해 붕괴현장의 인명손실을 30% 이상 낮추고 구호비용도 20%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