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중소기업 ‘가업상속’ 아는 만큼 부담 줄인다
[기획]중소기업 ‘가업상속’ 아는 만큼 부담 줄인다
  • 이민규 기자
  • 승인 2017.11.28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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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갖춘 강소기업 나오기 어려워

상속·증여세 등 산정…철저히 준비해야

다양한 가업승계 지원제도 숙지 필요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는 허리이자 안전판이다. 세부적인 통계는 해마다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90% 이상이 중소기업으로 분류된다. 이들 중소기업이 국내 전체 고용의 8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중소기업이 지속적인 투자와 고용창출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영을 지속할 수 있다면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50년 이상 맥을 잇는 중소·중견기업을 찾아보기는 힘든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미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국내 경영환경에서 앞으로 100년 역사의 중소기업이 나오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0년 잇는 중소기업 힘든 이유는

뿌리 깊은 중소기업이 나오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경기의 진동 폭이 크고, 시장환경이 대기업에게 유리하게 조성돼 있다는 점은 중소기업이 건실한 뿌리를 내리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더욱이 일선 현장에서 당연한 것처럼 인식되는 ‘갑을 문화’ 속에서 하도급업체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부당한 계약관계는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기 마련이다.

이에 못지않은 주된 이유로 꼽히는 게 경영승계의 실패다. 상속 및 증여에 관한 절차가 무척 까다롭고 관련세금 납부에 대한 부담이 크다보니 선대 경영자가 직계가족 등에게 회사를 물려주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에 더해 가업승계를 ‘부의 대물림’으로 보는 부정적 시각도 중소기업이 대를 이어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장막이 되고 있다.

정보통신공사업체 등 정보통신분야 다수의 중소기업은 가업승계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상속 및 증여관련 세제 등 가업승계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고 체계적인 준비를 하고 있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영여건과 기업문화를 감안할 때 장기간 안정적인 경영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을 키워내기가 매우 힘들다”고 토로했다.

상속·증여세에 대한 올바른 이해

결국 가업승계를 염두에 둔 중소기업 경영자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관련제도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후대에게 기업을 물려주기 위한 중장기적인 플랜을 짜는 일이다.

무엇보다 숙지해야 할 것은 상속세와 증여세에 관한 것이다. 가업승계의 법적인 의미가 해당 가업의 주식이나 사업용 재산을 기업주의 후계자에게 ‘증여’하거나 ‘상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기업주가 직계가족 등에 가업을 승계토록 하는 경우 관련세법에 따라 상속세 또는 증여세 납세의무가 발생하게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상속세와 증여세는 모두 무상으로 취득한 재산을 과세대상으로, 해당 재산의 취득자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다.
구체적으로, 상속세란 사망으로 그 재산이 가족이나 친족 등에게 무상으로 이전되는 경우 해당 상속재산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상속에 의해 재산을 취득한 상속인 또는 수유자는 상속재산 중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기준으로 각자가 상속세를 납부할 의무를 지니게 된다.

또한 상속인 또는 수유자에게는 상속재산 중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한도로 연대해 납부할 의무가 있다.
상속인이란 민법상 상속인을 말한다. 여기에는 생전 증여재산 등이 있어 납세 의무가 있는 상속포기자와 유산을 수령한 특별연고자가 포함된다.

수유자(受遺者)란 유언(遺言)에 의해 재산을 취득한 사람을 말한다. 여기에는 증여자의 사망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사인증여(死因贈與)’ 계약에 따라 유산을 취득하는 사람이 포함된다.

상속세 납세의무는 피상속인의 상속개시일(사망일·실종선고일)에 성립한다.
상속세에 관한 사항은 상속을 개시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피상속인 또는 상속인 모두 외국에 주소를 둔 경우 9개월)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증여세란 증여자가 생전에 자기의 재산을 무상으로 다른 사람에게 이전시키는 경우 그 재산을 취득한 사람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은 사람(수증자)은 증여세를 내야할 의무를 지게 된다. 증여세 납세의무는 증여재산을 취득한 날부터 성립한다. 증여세에 관한 사항은 증여를 받은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상속세와 증여세로 얼마를 내야할지는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해 계산한다.
상속·증여세에 관한 세율을 살펴보면, 과세표준이 1억원 이하이면 10%의 세율이 적용된다. 또  △과세표준이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이면 20%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30%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40% △30억원 초과 50%의 세율이 각각 적용된다.

상속세율 세계 최고 수준

상속·증여세 납부 의무는 가업승계를 준비하는 중소기업에게 큰 부담이 된다. 더욱이 현행 상속세 규정에 따르면 최대 주주의 경우 최고 세율 50%에 30%를 더한 65%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세율로 평가된다.

이에 정부는 국내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과 고용 유지·경쟁력 강화 등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중소기업 가업승계 지원제도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 납부에 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고 있는 것이다.

우선 상속·증여세 납부세액이 1000만원을 초과하는 때에는 세금을 2회에 걸쳐 나누어 낼 수 있다. 2회분 금액은 납부기한 경과 후 2개월 이내에 이자 부담 없이 분할해 납부할 수 있다.

상속·증여세 납부세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때에는 연부연납 신청을 통해 여러 해에 걸쳐 세금을 나누어 낼 수 있다. 이 때 연부연납을 신청한 세액에 상당하는 납세담보를 제공해야 하고, 연부연납 가산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가업승계 지원 제도로, 빼놓을 수 없는 게 상속공제제도다.
상속공제란 피상속인이 사망한 이후에도 상속인과 그 가족의 안정적인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상속인의 인적상황과 상속재산의 물적 상황을 고려해 일정 금액을 공제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여러 상속공제 중에서 회사를 후대에게 물려주려는 중소기업 경영자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가업상속공제’다.
이 제도는 피상속인이 생전에 10년 이상 영위한 중소기업 등을 상속인에게 승계한 경우 최대 500억 원까지 공제해 상속세 부담을 경감시켜 주는 것을 말한다. 이는 대기업에 비해 경영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의 부담을 덜어 원활한 가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한경연 “중소기업 상속세 없애야”

하지만 국내에서 가업상속공제를 활용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발간한 ‘독일 가업상속공제제도의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업상속공제 실적은 독일에 비해 현격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우리나라의 가업상속공제 결정 건수는 연평균 62건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독일은 우리나라의 약 280배 많은 1만7000여 건에 달했다.

공제금액 규모에서도 차이가 컸다. 우리나라는 5개년 평균 약 859억원에 그친 반면, 독일은 434억 유로(한화 약 56조3000억 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에 비해 약 650배 많은 수치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가업상속공제 실적이 저조한 이유로 한정된 적용대상과 엄격한 적용요건 등을 꼽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매출액 3000억 원 이하의 중소·중견기업이라는 한정된 적용대상과 피상속인의 10년 이상 가업영위나 상속인의 가업종사·대표자취임 등 엄격한 적용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가능한 실정이다.

더욱이 올해 세법 개정안이 중견기업의 상속세 납부요건 신설, 공제한도의 가업 영위기간 조정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가업상속공제의 적용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한경연이 세법 개정안을 분석해 세부담 증가를 사례를 예상해본 결과, 가업을 상속하는 기업은 상당한 금액의 추가 상속세를 부담하게 된다.

일례로 20년 된 중소기업이 600억 원의 가업상속재산을 자녀 1명에게 물려주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내년부터 적용되는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가업상속공제와 일괄공제만 있는 경우 해당 기업의 자진납부세액은 총 135억7550만 원에 이르게 된다. 현행 세법을 적용할 때 자진납부세액이 39억897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95억8580만 원의 추가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다.

이에 보고서는 사회 전체적 이익 실현을 위해서도 가업상속공제제도 적용대상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동원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가업상속공제의 입법목적을 고려할 때 상속기업 및 일자리의 보존이라는 사회적 이익의 실현에 중점을 두고, 제도의 적용대상을 전체 중견기업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관련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자산에 대해 국제적으로 가장 높은 상속세율은 기업경영에 장애요인이 되는 만큼, 상속세는 중소·중견기업의 활성화 및 대기업으로의 성장이라는 기업 선순환을 위해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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