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장비 주류…고비용·데이터 유출 위험
정보통신공사업계 블루오션으로 주목해 볼 만
정보통신공사업계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스마트팜 설비의 제품 간 호환성이 떨어져 도입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술 표준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부분 외산 장비에 의존하고 있어 부품 및 장비의 국산화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마트팜(Smart Farm)이란 온실과 축사에 센서, 제어기 등 통신장비와 환경 관리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스마트폰, PC로 농장 시설물의 원격, 자동제어가 가능한 농장 시스템을 말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도입 농가의 단위면적당 생산량 및 총수입이 도입 이전 대비 각각 27.9%,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과학원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시설원예 면적은 세계 3위임에도 도입 비용 및 도입 시 효과성에 대한 의문 등으로 스마트 온실 보급률은 7% 내외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러나 생산성 증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입 희망 농가가 대폭 증가할 전망이고, 향후 농업 형태가 대형화될 것으로 보여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욱이 스마트팜은 유무선 통신을 기반으로 운영될 뿐만 아니라 구축에 필요한 장비 대부분이 통신설비로, 정보통신공사업계의 신사업 분야 중 하나다. 장비 제조 분야에서도 선도업체가 없는 상태로 관련 업체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스마트팜의 대표적 시설인 스마트 온실의 경우 △내부 센서(온도, 습도, CO₂, 토양수분, 양액측정센서, 수분센서 등) △외부 센서(온도, 습도, 풍향·풍속, 강우, 일사량 등) △영상장비(적외선카메라, 녹화장비 등) △제어시스템(환기, 난방, 에너지절감시설, 차광커튼, 유동팬, 온수·난방수 조절, 모터 제어, 양액기 제어 등) △정보관리시스템(실시간 생장환경 모니터링 및 시설물 제어환경 및 생육정보 DB 분석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국내 스마트팜 장비는 표준화되지 않아 기기 간 부품 및 프로그램 호환이 불가능한 것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값비싼 외산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어 국산화도 숙제다.
산업은행 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온도·습도 등 계측 센서는 국내 업체별로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으나 기기 간 호환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축산 분야는 더 열악해 축산센서 및 양돈분야 무선식별(RFID)칩은 대부분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과학원 자료에 의하면 이런 경우 국내 센싱 데이터가 해외로 유출될 위험이 있다.
시설 역시 표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원예시설의 경우 설계기준과 시방서에 국가 표준이 정립돼 있고 온실 설계서까지 보급되는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와 달리, 우리나라의 스마트팜 시공은 설계기준과 시방서 없이 시공업체가 임의대로 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스마트농업 분야의 국제표준화는 국제전기통신연합 표준화부문(ITU-T)의 SG13에서 국내전문가들의 주도로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까지 농식품과 ICT 융합기술 국제표준화를 선도해 고부가가치 시장 및 국제표준을 선점한다는 복안이다.
오유진 산업은행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기반기술에 대한 투자의 확대가 필요하며, 개발단계부터 표준화해 향후 모든 센서가 호환될 수 있도록 정부 주도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