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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흉터개론(상)
[건강칼럼] 흉터개론(상)
  • 박남수 기자
  • 승인 2018.02.08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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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모 비에이성형외과 대표원장

 

대학병원에 근무할 때 일이다. 나이가 좀 지긋하신 노신사 분이 오셔서 자기 이마에 있는 흉터를 없애고 싶으시단다. 신사분의 이마를 열심히 쳐다보는데 이마에는 깊은 주름과 검버섯 외에는 흉터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열심히 찾고 있는데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으니 노신사분은 "어허 젊은 의사선생이 눈이 안 좋아? 여기 이마에 크게 있는 흉터도 못 찾아?"하면서 역정을 내신다. 내가 그 부위를 유심히 들여다보니 눈썹 위에 조그맣게 찢어져서 아문 듯한 흉터가 보인다. 나는 "여기 흉터는 그리 눈에 안 띄어서 그냥 지내셔도 됩니다. 이 흉터보다는 이마에 깊은 주름을 보톡스(움직이는 근육에 작용해서 주름을 펴주는 재료)나 필러(피부의 꺼진 부분을 채워주는 재료)로 펴는 게 어떻겠습니까?"라고 묻지만 막무가내시다. 자기는 그런 건 필요 없으니 이 흉터 없애달라고. 그리고는 과거에 자신이 너무 힘들고 어려운 시절에 일하다가 다쳤는데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흉터가 남았고, 그게 마음에 많이 걸리고 상처가 된다고 하신다. 내 속으론 "그 흉터 선생님만 신경 안 쓰시면 아무도 모를 텐데…"

각자 사람들은 자신의 몸에 크던 작던 흉터 한두 개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다쳐서 생긴 흉터, 병의 치료를 위해 생긴 흉터, 더 젊고 이뻐지기 위한 수술이나 시술후의 미세한 흉터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흉터 수술을 하러 상담하러 오시는 분들은 각자의 사연들이 있다. 화상 흉터로 피부이식수술을 위해 입원한 환자가 있었는데, 내가 우연히 들린 식당의 주인이 그분 보호자였다. 식사를 하고 있는 나를 붙들고는 이전에 어려워서 치료를 제대로 못 시켜줘서 흉터가 남아 딸이 사춘기때 속을 썩였고, 지금도 마음에 그늘이 있어 안타깝다고 눈물을 지으신다.

이러한 흉터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이야기 하고 싶다.

실제로 개인병원 성형외과에서는 흉터 성형수술을 꺼려한다. 흉터 수술은 잘해야 본전이기 때문이다. 흉터조직을 제거하고 나면 완전히 없어지기를 수술이나 시술을 받는 환자는 바라지만, 실제로 개선이 되는 것이지 완전히 없어질 수는 없다. 최근 흉터를 완전히 없애준다는 의료광고를 볼 때 이리 광고해서 만약 안 없어지면 어떤 원망을 들을지 내가 걱정스럽기도 하다.

아마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흉터에 대한 사연들을 이용한 것이지만 그분들을 더 실망스럽게는 안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흉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게 된다. 첫 번째로 면상반흔(wide spread scar)이다. 이는 정상적인 흉터형성과정인데, 우리가 아무리 상처를 잘 꿰매도 선 같은 흉터가 남게 된다. 근육의 움직임에 따라 가동부위는 조금씩은 더 넓어지는데, 이게 넓어진 면상반흔이다.

두 번째로 비후성반흔(hypertrophic scar)이다. 이는 쉽게 맹장수술이나 제왕절개 수술 후 튀어나온 반흔으로 생각하면 된다.

세 번째론 많이 들어본 켈로이드(keloid)이다. 희랍어의 게(krab)에서 나온 말로, 게가 일정하게 움직이지 않고 불규칙하게 돌아다니는데 이 켈로이드 흉터도 불규칙한 모양으로 형성된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비후성반흔이나 켈로이드는 비정상적인 흉터인데 이 두 가지 흉터는 서로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다. 공통점은 가렵고(itching), 아프고(pain), 누르면 아픈(tenderness) 증상이 있다. 차이점은 비후성반흔은 상처가 생긴 그 자리에 국한된다면 켈로이드는 상처 부위를 넘어서 다른 부위까지 침범한다는 것이다. 면도로 턱 아래에 상처가 생긴 젊은 남학생이 목과 이마까지 번지는 흉터가 번지는 심한 케이스도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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