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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공사현장 ‘갑질’ 이대론 안 된다 [상] 갑중의 갑, 공공 발주처 '불공정행위'
[연재] 공사현장 ‘갑질’ 이대론 안 된다 [상] 갑중의 갑, 공공 발주처 '불공정행위'
  • 박광하 기자
  • 승인 2018.04.11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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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업체에 비용 떠넘기기 예사
공사비 삭감 관행… “관계 틀어질라” 시공사들 속앓이만

수급인은 불공정 하수급인에 다시 전가
공사기간연장에 따른 간접비 보상 외면

각종 건설공사는 발주처, 도급인, 하청업체, 기술자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한다. 이 구조에서 공사기간·금액을 정하는 발주처의 권한은 막강하다. 권한은 종종 계약 당사자에게 부당한 '갑질'을 일으키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불공정 문제를 해결해야 할 국가기관마저 불공정행위를 저지르거나 이를 방조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불공정이 만연한 상태라는 것을 강력히 증명한다.

감사원은 최근 국가 및 공공기관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공정행위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 36건에 달하는 불공정행위를 적발하고 이에 대한 조치를 통보했다.

이런 내용이 담긴 '공공발주 건설공사 불공정관행' 점검 감사 결과 보고서에는 기관별 불공정행위 사례뿐만 아니라 불공정행위를 바로잡을 수 없게 하는 법·제도적 미비점에 관한 지적도 포함됐다.

불공정행위란 '거래 당사자 중 어느 한쪽이 상대방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부당한 방법으로 불이익을 강요하는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건설산업법이나 하도급법에서는 부당한 특약 설정 등 불공정행위의 구체적인 유형을 규정하고 있다.

감사원은 보고서에서 "건설 산업의 최상위 단계에 있는 발주자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행위를 저지르기 쉽다"며 "이 경우 사업의 원가와 공정 수행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고, 수급인이 받은 피해가 다시 불공정한 하도급계약을 통해 하수급인에게 전가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청업체까지 피해가 전달되면서 부실시공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발주는 계약단계부터 불공정관행이 시작된다고 시공업체들은 한 목소리를 냈다. 발주처에서 관행적으로 공사비를 삭감하거나 하도급업체에 비용을 떠넘긴다는 것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건설공사 환경보전비를 과소 계상해 발주하는가 하면, 도급계약 체결 후 수급인에게 환경오염 방지시설 설치를 지시하면서 계약금액을 초과 집행한 환경보전비에 대해 계약금액을 조정해 정산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설계변경 시 부당한 협의기준 단가를 적용하거나 발주자가 해야 할 업무를 업체에게 떠넘기는 경우도 많았다. 계약연장 간접비 청구제한 특약 사례도 종종 일어난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시공과정의 대표적인 불공정행위는 공사기간연장에 따른 간접비를 보상하지 않는 경우다.

한 예로, 광주광역시는 예산 편성이나 보상 지연 등을 사유로 공사기간을 연장하면서 세부규정 미비 등을 사유로 계약당사자에게 간접비를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준공단계에서도 하자담보책임기간을 부당하게 길게 설정하기도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터미널 마감 및 부대설비공사 등에서 직접구매대상 공사용 자재 예외 품목에 대해 수급인과 납품업체 간 불공정한 납품 조건 등 자재 납품업체의 계약상 불이익 발생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이런 사례를 종합해보면 발주자 불공정행위의 근본적인 원인은 공사비 산정제도의 문제와 국가차원의 제재·통제장치의 미비로 정리할 수 있다.

국가계약법령에서는 계약분쟁조정제도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부당특약은 신청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위 제도를 통해서도 구제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당한 특약 설정 등에 관한 심사 및 시정조치 등을 할 수 있는 근거 규정 등 구제방안을 마련해 발주자가 계약단계에서 불공정행위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공사비가 부당하게 산정된 경우 업체가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해 기초금액 산정에 대한 이의신청이 허용돼야 할 것이다. 지난달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기초금액 산정 근거 및 삭감 시 그 내용과 사유를 공개하고 이의신청을 허용하고 이의신청 심사에는 외부전문가 참여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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