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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미세먼지, 공사업계 암적 존재로…
[기획]미세먼지, 공사업계 암적 존재로…
  • 박현일 기자
  • 승인 2018.04.09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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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저감조치 확대로 공사기간 단축 현장도 늘어
공사업계 피해 불가피

작업자, 보호구 지원 ‘경보’단계에만
수치 낮아도 장시간 작업 ‘독 천천히 마신 것’과 같아
정부 실효성 낮은 대책에 숨은 더 막히고,
작업단축 등 임시방편에 손해만 '눈덩이'

정부에서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책이 실효성이 낮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공사업계에서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작업시간을 단축하는 등의 대책은 일시적 방편일 뿐이며, 이에 수반되는 손해는 필요 이상의 비용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 ‘경보’단계에서는 작업자를 위한 예방 조치를 지원하지만, 그 이하 단계에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보고있다.

미세먼지가 심각한 수준 이하의 단계라 해도, 장시간 작업하는 현장근로자들에게는 단순히 ‘독을 천천히 마셨을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1군 발암물질, 인체에 치명적 피해

미세먼지는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가늘고 작은 먼지 입자를 말한다.

입자크기가 10㎛ 미만인 경우는 미세먼지(PM10)라고 부르고 2.5㎛ 미만인 경우는 초미세먼지(PM2.5)라고 불린다.

호흡 과정에서 폐 속에 들어가 폐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는 등 폐질환을 유발한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들은 폐와 연결된 혈관으로 침투해 온몸으로 돌아다니며, 혈관을 손상시키거나 동맥을 막는다. 이로 인해 고혈압,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WHO 산하 기관인 국제암연구소(IARC)는 ‘인간에서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 된 물질’로 미세먼지를 석면, 벤젠 등과 함께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비상저감조치 확대…공사 단축 우려

정부에서는 최근 심각해진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일환으로 지난달 29일 이낙연 총리주재로 열린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현안점검회의에서 비상저감조치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400여곳의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 지역 공공부문 건설공사장에서 공사시간을 단축하고, 노후건설기계 사용이 제한돼 왔다.

이번 확대로 수도권 민간사업장과 전국 공공부문으로 범위가 늘어난다.

이 같은 정부의 조치에 건설업계에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국내 미세먼지 수치를 줄이는데 목적이 있지만, 불가피한 공사단축으로 공사업계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사단축으로 작업을 위해 가동시킨 현장장비나 일용직 근로자 등에 대한 비용은 물론, 공사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향후 정부가 비상저감조치를 더욱 강화하거나, 소규모 공사장도 적용하도록 범위를 확대하게 되면, 공사업계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은 분명하다. 공사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체 미세먼지 발생 비율로 볼 때 공사장 발생 미세먼지는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공사단축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는 막대하다. 공사단축이 아닌 공사장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저감조치 손해는 발주처 책임

그렇다면, 미세먼지 저감조치에 따른 공사중단으로 인한 손해는 누가 보전해야 할까?

최근 기재부는 미세먼지 저감조치로 중단된 공사현장의 추가 공사비에 대해 발주처에서 부담해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했다.

즉, 발주처가 정부의 미세먼지 비상정감조치 정책에 따라 공사를 중단시켰다면, 시행사는 계약기간 또는 추가공사비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것.

단, 반드시 미세먼지 저감조치 대상공사현장이며, 발주처에서 이에 따른 법률적 사항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발주처가 미세먼지로 인한 공사 중단과 관련한 공사기간 연장 및 공사비 증액 등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비상저감조치 확대로 발생한 피해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시점에서 발주처와 시행사간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피해는 약자인 시행사나 노동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데 무게감을 실리고 있다.

 

■‘경보’ 시 방진마스크 의무화

현장 작업자의 미세먼지 피해에 대한 예방 및 대책은 산업안전보건규칙에 명시돼 있다.

이에 따르면, 국내 미세먼지가 ‘경보’ 단계에 달하면, 시공사(사업주)는 근로자에게 방진마스크를 지급하는 등 예방조치를 반드시 해야 한다.

외부 통신선로공사, 통신관로 포설공사 등 외부에서 작업하는 통신공사 현장도 마찬가지다. 현장에서 인부들이 대부분 공사장 먼지를 막기 위해 방진마스크를 착용하지만, 의무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반 시 법적 제재를 당할 수 있음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이와 관련, 산업안전보건기준 제617조에는 사업주는 근로자가 분진작업을 하는 경우에 해당 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게 적절한 호흡용 보호구를 지급해 착용하도록 해야 하며, 개인전용 보호구를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안전보건규칙 개정으로 ‘분진’에 관한 정의에 황사·미세먼지를 포함했다. 사업주에게 ‘근로자의 건강장해 예방 의무가 있는 분진 작업’ 중의 하나로 ‘황사 또는 미세먼지(PM10, PM2.5) 경보발령 지역에서의 옥외작업’을 명시했다.

이에 사업주는 호흡용 보호구 지급, 황사·미세먼지의 유해성 주지 등 황사 또는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질환 등 근로자의 건강장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도록 했다.

산안법에는 이를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낮은 농도라도 장시간 작업 ‘위험’

현장근로자가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방진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지급받으려면, 분진작업에 속하는 미세먼지 경보 단계가 돼야 한다.

사업주 입장에서 보면 주의보 단계가 분진작업에 포함이 되지 않기 때문에 보호구 지급 등에 예방조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

어쩌면 경보 이하 단계에서 작업 속도나 의사소통의 이유로 호흡용 보호구 착용을 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

경보단계가 아니더라도, 현장에서 수 시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체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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