뺏고! 달리고! 쫓기는 머니백 레이스에 참가한 평범한 듯 특별한 각 캐릭터들의 애환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며 몰입감을 높여준다.
만년 취준생 '민재'와 진상 고객들의 갑 질에 폭발 직전인 '택배 기사'의 캐릭터가 흙 수저, 5포세대로 대표되는 현재의 젊은이들에게 짠 내나는 공감과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진심 어린 응원을 유발한다.
머니백에는 취업 준비에 전념할 여유도 없이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상황과 고된 업무에 비해 턱없이 적은 임금, 서비스 업계 종사자들의 극심한 감정 노동이 현실적으로 담겨, 그들에게는 너무도 견고한 '돈'의 시스템을 뒤엎는 이들의 반격이 통쾌하고 더욱 짜릿하게 다가온다.
도박 중독에 분노조절장애, 동네 건달이나 다름없는 '비리형사'와 돈이면 뭐든 다 된다고 믿는 구시대적 부패 정치인 '문 의원', 서민을 쥐어짜서 긁어모은 돈으로 그런 정치인들의 뒤를 봐주는 '사채업자' 캐릭터가 바로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상황을 상기시키며 공분을 자아낸다.
여기에 이들에게 뜻하지 않은 고난을 선사하는 한물간 '킬러', 자신의 별 것 아닌 실수로 모두를 난처하게 만들어버린 '양아치'의 등장은 예측을 뛰어넘는 웃음과 유쾌한 한방을 선사하며 머니백의 재미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뜻하지 않게 얽히고설킨 7인의 관계가 더욱 재미있는 이유는 각 캐릭터 모두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인물들로 그들의 절박한 심정이 강렬한 짠함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7명 모두 각자의 목적과 이유로 돈 가방을 뺏고 뺏기는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는 영화 상영 동안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전개와 긴장감으로 이어진다.
킬러역의 이경영, 택배기사 역의 오정세, 처음으로 영화에 출연한 국회의원 역의 전광렬 등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