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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통신요금 원가공개의 딜레마
[창가에서] 통신요금 원가공개의 딜레마
  • 이민규 기자
  • 승인 2018.04.24 08: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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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거리를 걷다보면 수많은 식당이 눈에 들어온다. 작은 분식집부터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에 이르기까지 식당의 규모와 종류가 참으로 다양하다.

어떤 곳은 손님이 많아 길게 줄을 서고, 어떤 곳은 점심·저녁시간에도 좌석의 절반을 채우지 못한다. 손님이 많은 곳엔 나름대로의 비결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값이 싸거나 맛이 뛰어나거나.

호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직장인들은 가격이 저렴한 곳을 찾기 마련이다. 그러나 비싸더라도 맛이 월등하다면, 며칠 분 밥값을 모아 그 식당을 찾아가게 된다.

음식의 가격은 ‘당연히’ 식당주인이 정한다. 하지만 어떤 식당에 갈 것인가는 손님의 선택이다. 식당주인은 손님의 선택에 개입하기 어렵다. 식당이 흥하든 망하든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보통의 손님이라면, 식당주인에게 음식의 가격을 어떻게 정했냐고 묻지 않는다. 똑같은 메뉴인데 옆집보다 값이 더 비싸다고 따지는 경우도 드물다. 음식 값이든 맛이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식당에 가지 않으면 그만이다.

장황하게 묘사한 일상 속 식당의 모습은 시장경제의 단면이다. 거래와 유통은 경쟁의 토대 위에서 생물(生物)처럼 살아 숨 쉰다. 수요와 공급의 접점에서 가격이 결정되고, 생산과 소비의 간격이 클수록 이윤은 더 커진다.

우리네 식당의 풍경에 비춰본다면 이동통신 3사의 요금원가 자료를 공개하라는 최근 대법원 판결은 일반적인 시장경제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생각이 든다. ‘판결의 온도’가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가격이 정해지는 시장경제의 기본원리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대법원은 “통신요금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할 공익적 요청이 해당자료가 지닌 영업비밀의 가치보다 더 크다”고 판시했다. 이에 정부는 통신요금 원가산정에 필요한 일부 근거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통신사는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간기업의 원가산정 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통신사는 원가보상률 공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가보상률은 일정기간 동안 발생한 영업수익을 사업비용과 투자보수의 합인 총괄원가로 나눈 값이다. 시민단체는 원가보상률이 100%를 넘으면 반드시 통신요금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통신업계 다수의 전문가들은 원가보상률과 통신요금이 직접적인 연관성을 지니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이에 수익을 추구하는 민간기업의 요금과 원가보상률을 연계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다.

아울러 합리적 통신요금 산정에 대한 논의는 통신사의 수익구조 등 시장의 특성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주장에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새로운 서비스를 위해 네트워크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한 뒤, 시간이 지나면서 수익을 내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을 종합해 보면 원가자료를 공개해 통신요금을 낮추겠다는 생각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산업의 유형과 업종을 막론하고 제품이나 서비스의 원가는 기업의 생산성이나 기술력, 금융비용에 따라 달라진다. 각각의 요소비용을 면밀히 분석해 최적의 값을 산정하려는 노력에서 원가절감이 이뤄진다. 여기에서 기업경쟁력 향상과 경영혁신이 시작된다.

법적인 잣대로, 혹은 인위적인 정책으로 원가공개를 압박하면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원가절감노력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른 피해는 결국 소비자가 지게 된다. ‘시장’의 저항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다.

통신요금 원가자료 공개 판결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무리한 원가공개에 따른 통신사의 부담이 설비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고, 그 여파로 통신서비스 품질이 저하되는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통신요금 산정방식에 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열린 시각에서 합리적 결론을 도출하되, 모든 논의가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시장경제의 틀 안에서 이뤄지길 기대한다. 특히 통신요금 인하문제는 자유로운 경쟁과 합리적 규제완화를 통해서만 풀 수 있다는 기본명제를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어떤 정책과 제도도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날 경우 실효성을 지니기 어렵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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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석 2018-05-23 14:22:47
쉬운문제인듯 하지만 어려운 문제인기도 한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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