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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서울지하철 전송망 외산 독식…100억짜리 토종 MPLS-TP 기술 ‘무용지물’
[이슈]서울지하철 전송망 외산 독식…100억짜리 토종 MPLS-TP 기술 ‘무용지물’
  • 차종환 기자
  • 승인 2018.05.11 0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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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선 사전규격 화웨이 제품 종속

LTE-R 감안…수천억 세금 ‘줄줄’

공공서 경쟁력 갖춘 국산기술 외면

덤핑 수주…“외산이 시장교란” 논란

외산 장비의 독식 우려가 높아가던 서울 지하철 전송망이 마지막 6호선 광대역통신망 구축 사전규격으로 외산 기술인 ‘IP-MPLS’가 제안되면서 사실상 외국기업 손에 넘어갔다. 공공분야에서 좀처럼 고쳐지지 않던 외산 선호 현상이 그대로 또 재현됐다는 지적이다.

제시된 사전규격에는 ‘7·8호선 광대역통신망 구매설치 사업에 수용하는 것으로 한다’는 조항이 눈에 띈다. 7·8호선은 이미 중국기업인 화웨이가 수주한 것을 감안하면, 화웨이 장비 이외에는 제안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관제 백본(Backbone) 및 네트워크관리시스템(NMS) 등이 이에 해당된다.

시장 상황은 첫 단추가 애초에 잘못 끼워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지하철 통신망은 각 노선이 따로 운영돼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런데 2016년 5~8호선을 운영하던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처음으로 외산을 채택하면서, 나머지 노선의 국산화는 이미 물 건너간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우려대로 1~4호선, 7~8호선은 화웨이가, 5호선은 노키아가 수주했다.

당시 한국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이 서울도시철도공사가 발주한 전송장비 구매설치 사업이 의도적으로 국산을 배제하고 있다며 서울동부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법률 위반이나 권리 침해사항이 없다’며 기각함으로써 사실상 힘을 잃었다.

후폭풍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가장 강력한 참조모델인 서울 지하철 통신망이 외산으로 잠식되면 여타 광역시 도시철도도 국산 장비로 구축해야 한다는 논리가 약해진다. 향후 LTE-R(Railway)의 확산이 본격화되고, 궁극적으로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인 PS-LTE와의 연계까지 고려하면 수천억원에 달하는 세금이 외국으로 빠져나갈 공산이 크다.

특히 토종 기술인 MPLS-TP(Multiprotocol Label Switching-Transport Profile)가 버젓이 있으면서도 외산인 IP-MPLS가 채택된 데 대한 업계의 성토가 거세다.

MPLS-TP는 기존 IP-MPLS의 패킷 전달 기능을 기반으로 국내 실정과 수요처의 요구사항에 맞춰 수정한 기술이다. 높은 수준의 망 관리와 트래픽 복구 기능을 제공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SK텔레콤, 코위버, 우리넷 등 국내 장비업체들이 100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투입해 개발을 완료, 지난 2013년 ITU-T 국제표준에도 채택된 바 있다.

IP-MPLS과의 차이점은 컨트롤플레인(Control Plane)이 없다는 점인데, 이로써 구축 및 운용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망과 장비에서 변경요소를 없앰으로써 전송망 수준의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

한 장비업체 관계자는 “기능적, 가격적 측면에서 MPLS-TP의 장점이 분명함에도 IP-MPLS가 채택됐다는 점은 외산 업체들이 장비를 거의 덤핑 수준으로 넘긴다는 얘기”라며 “이처럼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를 정부가 손을 놓고 있고 이것이 공공부문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통탄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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