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질척도 유선의 절반 수준
불필요한 모바일HD방송 위해
전송용량 떨어뜨려 '논란'
송신소 증설·출력 향상 절실
정부 차원 설비투자 필요
지상파 초고화질(UHD)방송이 오는 31일로 첫 돌을 맞는다. 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 시기에 맞춰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지상파 UHD방송은 2년차를 맞는 현재 시청자들로부터 '세계 최저 수준의 UHD 화질'이라는 오명을 들으며 시청자 없는 방송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 16Mbps VS 유선 32Mbps
기본적으로 현재 지상파 UHD방송은 화질의 척도가 되는 전송용량(비트레이트)이 16~18Mbps로 풀HD방송(20Mbps)보다도 낮다.
이는 미국 UHD방송이 30Mbps, 일본 35Mbps, 유럽 30Mbps 내외를 보이고 있는 것과도 대조된다. 국내 유료방송인 유맥스(UMAX)의 경우도 32Mbps 속도를 지원하며 제대로 된 UH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강준성 지상파방송정책과 사무관은 "적정 전송용량은 송신탑 출력과 개수, 지역적 여건을 고려해서 적정 전송용량을 방송사가 정하고 있다"며 "전송용량 기준으로 UHD 프로그램을 인정하거나 강제하지는 않는다. 향후 송신소 증설을 통해 커버리지가 넓어지면 전송용량은 자연히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현재 비트레이트가 현저히 낮은 이유는 낮은 송신 출력과 송신소 개수로도 안테나로만 방송 수신이 가능하도록 수신율을 높이기 위한 꼼수인 셈이다.
■불필요한 서비스 위해 전송속도 낮춰
2016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제정한 '지상파 UHD TV 송수신 정합 표준'에는 25Mbps를 구현해야 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그러나 계층분할다중화(LDM) 기술을 이용해 UHD방송 한 채널에서 모바일 HD방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모바일 HD 전송용량(3~6Mbps)을 고려해 16Mbps로 하향 송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출방식을 유럽식(DVB-2)에서 미국식(ATSC 3.0)으로 바꾼 이유 중 하나도 ATSC 3.0에서 모바일 HD방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신 제조사들은 현재 전용 장비 출시 계획이 없고 서비스를 위한 허가 절차도 밟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HD DMB 서비스가 있는 상황에서 필요성이나 명분도 크지 않은 서비스 준비를 위해 해상도만 낮아진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전체 방송의 10%에 불과한 UHD방송 중 고해상도 구현에 필수적인 고명도비(HDR) 기술이 적용된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이 이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의 표준명도비(SDR)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현재 지상파 UHD방송 화질은 'HD 화질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송신소 증설해 32Mbps로 높여야
‘UHD유저포럼'의 운영자인 이군배 AV연구소 소장은 "송신소를 현재의 3~4배 증설하고 송출 출력도 3~4배 향상시켜 전송용량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시청자들에게 전혀 효용이 없는 모바일 HD방송은 폐지하고 양방향 데이터 서비스 등 부가서비스도 최소화해 전송용량을 32Mbps까지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의 영향력 하락으로 매출이 매년 급감하고 있어 현재 계획된 1조원에 달하는 설비투자 비용도 감당이 어렵기 때문에, 저리 융자나 기금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