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신사업 추진 차질 없다"
노조 "자진 사퇴후 수사 받아야"
"빨리 좀 끝났으면 좋겠어요. 매번 황 회장 관련 안 좋은 뉴스가 언론에 나오는 것도 지겹습니다."
"수장이 빨리 바뀌던지 아니면 혐의를 벗고 더 이상 언론에 오르내리는 잡음이 없었으면 합니다. 솔직히 직원들은 황 회장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최근 황창규 KT 회장 관련 취재를 하던 중 만났던 KT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말이다.
경찰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황 회장의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지난 20일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수사가 장기전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8일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황 회장 등 전·현직 임원 7명을 입건하고 황 회장과 구현모 경영기획부문장 등 4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3부는 경찰의 수사미진을 기각 사유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청구한 황 대표 및 KT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했다.
검찰에 따르면 경찰의 수사가 장기간 진행됐지만 금품을 수수한 정치인이나 보좌진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보강 수사를 지휘했다.
서울의 일선 경찰서 수사과 관계자는 "검찰의 이번 결정에 의구심이 드는 건 사실이다"면서 "경찰이 수사 보강을 확실히 해서 황 회장 구속영장 신청을 꼭 다시 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KT 측은 황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이 검찰에서 기각되자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KT 관계자는 "그동안 황 회장 관련 안 좋은 뉴스가 나올 때 마다 자사 입장을 물어보는 질문들이 너무 많았다"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그는 이어 "수장 문제로 5G 상용화 등 신사업 추진을 제대로 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많지만 기존 방침대로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억측이나 우려는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덧 붙였다.
황 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KT 새노조는 본인 스스로 자진사퇴 하는 게 낫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KT새노조 관계자는 "검찰이 황 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면서 "적폐청산의 국민적 요구가 드높아지는 가운데 황 회장은 적폐경영에 대한 아무런 반성 없이 계속 교묘한 언론플레이를 통해 피해자 행세를 하며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데 황 회장이 지금이라도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