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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똑똑한 규제완화가 답이다
[창가에서] 똑똑한 규제완화가 답이다
  • 이민규 기자
  • 승인 2018.07.10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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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제2차 규제혁신 점검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다. 10여개 정부 부처는 5개월여 동안 이날 회의를 준비해 왔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당초 계획대로 열리지 못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회의연기를 건의했기 때문이다. 이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다뤄질 내용들이 민간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해 준비가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문 대통령은 총리의 건의를 받아들여 회의를 늦추기로 했다. 아울러 ‘더욱 과감하고, 속도감 있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혁신’을 주문했다.

대통령의 언급에서 보듯 정부는 규제혁신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일선 산업현장에서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거나 관련규정을 완화함으로써 투자를 촉진하고 경제활성화를 도모하며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규제혁신의 기본취지와 그 방향성에 십분 동의한다. 올바른 제도적 기반을 조성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정부의 중요한 책무다.

하지만 무분별한 규제혁신이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실적 쌓기 식으로 무조건 규제를 없애는 것보다 합리적 규제, 똑똑한 규제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가 아파트의 보안·방범용 카메라로 오는 10월부터 ‘네트워크 카메라’를 전면 허용하기로 한 것을 꼼꼼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정부 규제완화의 핵심은 종전 CCTV방식 이외에 유·무선 인터넷 기반의 네트워크 카메라도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는 기존의 법령과 제도가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을 따라가지 못해 불합리한 규제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규제완화를 통해 새로운 보안상품과 서비스가 일선현장에서 불법으로 간주되는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다수의 ICT전문가들은 네트워크 카메라 확산에 따른 보안침해 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인터넷 망을 통해 어느 곳에서나 영상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개별적인 저장장치를 필요로 하지 않는 네트워크 카메라의 특성상 범죄의 증가나 사생활 침해와 같은 심각한 보안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편익을 고려한 규제완화 조치가 오히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또 다른 불안요소로 작용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물리적 보안에 중점을 둔 CCTV와 IP기반의 네트워크 카메라를 적절히 조화시킬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강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규제’의 사전적 의미는 규칙이나 규정에 의해 일정한 한도를 정하거나 정한 한도를 넘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규제는 공동체 복리증진을 위한 사회적 규칙으로서 제 기능을 발휘할 때 참된 가치를 지닐 수 있다.

기존 관행에 얽매여 잘못된 규제를 그냥 묶어둬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전후 상황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무조건 푸는 것도 정답은 아니다. 의례적인 수사(修辭)처럼 들릴 수 있겠으나, 결국 ‘똑똑한 규제완화’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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