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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ICT 장비 '마르고 닳도록'… 과도한 조달청 내용연수 논란
[이슈] ICT 장비 '마르고 닳도록'… 과도한 조달청 내용연수 논란
  • 박광하 기자
  • 승인 2018.07.16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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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후 7~8년 넘게 사용… 미·일 등과 대비

전문가 "장비 노후화 원인… 합리적 개정을"

공공부문 정보통신설비가 규제 때문에 7년이 넘도록 교체 없이 쓰이고 있어, ICT 강국인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할 정부가 되려 스스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학계와 전문가들은 규제를 혁신해 세계 ICT 산업과 보폭을 맞춰야 한다고 질타했다.

공공부문은 물품관리법에 따라 조달청장이 고시하는 '조달청 내용연수'에서 세부지침이 제시돼 있으며, 주요 정보통신설비의 경우 약 7~8년 정도의 내용연수를 규정하고 있다.

내용연수란 '기계·설비 등 고정 자산을 사용할 수 있는 전체 기간을 햇수로 나타낸 것'이다. 민간부문에서는 법인세법을, 공공부문은 물품관리법에 따른 조달청 내용연수를 적용하고 있다.

민간부문은 법인세법에서 감가상각방법 및 내용연수 등의 회계처리 기준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정보통신설비는 차량 및 운반구, 공구, 기구, 비품 등으로 구분되며 주로 정액법을 적용한다.

문제는 조달청에서 정한 7~8년이란 기간이 현실과 맞지 않는데서 발생한다. 공공부문에서 적용하는 내용연수는 해외 주요국의 내용연수 및 민간부문 법인세법 내용연수 등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행은 '자산별 내용연수의 추정에 관한 연구' 결과 정보통신설비의 실질적인 내용연수가 약 6.7~7.5년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정보통신산업연구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정보통신공사업과 관련성이 높은 건설업과 라디오 및 TV 방송은 5년, 케이블 TV 관련 자산은 7년의 내용연수를 적용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정보통신설비 내용연수는 기구 및 비품 등의 통신기기가 4~6년, 카메라, 자동판매기, 무인주차관리장치 등은 5년이다.

이렇듯 조달청 내용연수가 현실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길다보니 민간에서는 벌써 교체됐을 구형 장비가 공공부문에서는 여전히 쓰이는 실정이다.

학계와 전문가들은 조달청 내용연수가 설비의 진부화, 성능 미달로 인해 목적에 부합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교체를 하지 못하게 하는 규제로써 작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실질적인 교체주기에 따라 내용연수를 조정하고 기술적인 변천에 따른 장비 교체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정보통신설비학회 부회장인 최경 강원대 교수는 "ICT의 빠른 발전에 따라 새로운 기술 사용이 요구되지만 내용연수 규정 때문에 설비 교체에 번거러움이 발생하고 있다"며 "내용연수 기간 내 교체를 꺼리게 되면 공공부문의 전산장비 등이 가장 노후화되고 구식으로 전락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를 들자면 내용연수 규정 때문에 이미 생산·지원이 중단된 OS, 통신기기, CCTV 등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되므로 보안성이 취약해지고 처리 시간이 늘어나며 대중 서비스 부문에서 불편이 야기된다"며 "이런 문제들이 누적되면서 ICT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더 늦기 전에 품목별로 내용연수 조정이 필요하며 조정 주기 또한 빨라져야 한다"며 "많은 종류의 정보통신 기기 및 설비의 내용연수를 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도록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결방안을 내놨다.

아울러 "사용처의 담당업무에 따라 내용연수 이후에도 기기의 수명에 의거, 교체 필요가 없는 경우는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내용연수는 줄이되 물품관리법의 적용을 유연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홍태선 정보통신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도 "실무자 심층면접 결과 조달청 규정 연한 이내에는 설비교체 필요성이 있어도 재해 등의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교체가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현행 조달청 내용연수 기준은 합리성이 부족해 결과적으로 발주·운용기관이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정보통신설비의 내용연수를) 해외 주요국과 민간부문 법인세법의 내용연수 수준인 5년으로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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