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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LTE-R 잡음, 피할 수 없는 재난망 데자뷔
[기자수첩] LTE-R 잡음, 피할 수 없는 재난망 데자뷔
  • 차종환 기자
  • 승인 2018.08.0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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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종환 기자

서울지하철의 LTE-R 구축 사업이 초장부터 시끌시끌하다.

LTE-R은 철도역사와 열차 간, 객차내 승무원 간 원활한 소통을 실현하는 LTE 기반 이동통신망이다.

서울교통공사는 5호선의 노후화된 VHF 방식 무선통신시스템을 LTE-R로 개량키로 하고 지난달 LG유플러스를 사업자로 선정한 바 있다.

그런데 이를 두고 SK텔레콤이 단단히 뿔이 난 모양새다. 사업자 선정 과정이 불공정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가 미인증 제품을 제안했음에도 사업자로 선정됐다며 사업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사실, 입찰 참가를 하고 안 하고는 통신사의 자유지만 각 통신사가 ‘잘 하는 분야’가 있다는 것이 엄연한 업계 정설이다. LTE-R은 그간 SK텔레콤이 집중적으로 투자한 분야임은 물론, 국가 시범사업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수주가 LTE-R 사업으로는 처음이다. 166억짜리 대규모 사업을 ‘초짜’에게 내준 SK텔레콤으로선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했다.

법원이 어떠한 판단을 내릴지 미지수지만, 결과에 따라 LTE-R 구축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디서 많이 본 상황이다. 15년의 세월을 돌고 돌아 이제 막 첫 삽을 뜬 재난망 사업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재난망은 기술규격 채택에서부터 상용망 연동, 사업타당성 평가 등 추진 과정상 어느 단계 하나 조용히 넘어간 것이 없다. 물론, 사업 규모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아 LTE-R과 단순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시민 안전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점이 닮아있다.

LTE-R은 표면적으론 철도종사자들의 업무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신규 통신망을 설치한다는 것이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유사시 신속한 재난구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함이 크다. 철도 사고는 대규모 인명피해가 일어나기 쉽기 때문이다. 사실상 ‘재난망’인 것이다.

잇따른 잡음으로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 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입게 된다. 재난망이 난항을 겪는 동안 우리는 세월호 참사, 경주 지진, 각종 홍수 및 태풍 피해를 목도하지 않았나.

갈 길이 멀다. 서울지하철 LTE-R 구축사업은 7·8호선이 2019년까지, 6호선이 2020년까지, 1·3·4호선이 2022년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향후 메인 재난망과의 통합도 계획돼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어도 첫 술부터 소화불량에 걸려선 안 될 것이다. 부디 사업이 잡음 없이 원활히 추진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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