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완성차-非자동차 간 협력
ICT 각 분야에서 라이벌들이 펼치는 경쟁이 우리에게 기술 발전이란 혜택을 준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최근 ICT 주요 분야 경쟁 사례를 정리한 자료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스마트폰 보급·확산으로 신 서비스·산업이 지속 창출되면서 융합기술혁명이라 불리는 4차산업혁명이 등장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이 삼성과 애플이다.
지난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은 21.7%, 애플은 14.5%를 차지했다. 두 기업은 기술경쟁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혁신을 인정하고 도입해 자사 제품 고도화와 고객 만족도 제고를 꾀하고 있다. 과거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3.5인치 이상의 대화면 스마트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5인치 이상 큰 화면을 채택한 삼성의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까지 너나 할 것 없이 화면 크기를 키운 제품을 내놓자, 애플도 '아이폰6 플러스'를 출시했다.
두 회사는 특허 경쟁에서도 치열했다. 애플은 삼성이 아이폰의 디자인을 무단으로 도용했다며 소송을, 삼성은 애플이 자사 기술을 침해했다며 맞소송을 벌였다. 수년간의 특허소송 전쟁은 지난 6월 양사가 소송종결에 합의하면서 비로소 끝이 났다. 화웨이 등 급성장하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와의 경쟁을 의식해 소모성 소송을 지속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자율주행차 부문 경쟁도 뜨겁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와 ICT 등 비완성차 기업 간의 경쟁이 특히 그렇다.
볼보 그룹은 2021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100% 안정성 보장이 확보된 후 양산화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203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동차 양산 계획을 갖고 있다.
비자동차 산업 기업들도 움직임이 바쁘다. 구글 웨이모는 2021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68만2900㎞라는 최장 시범운행거리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는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해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리적인 차량과 자율주행기술의 결합이 요구되는 자율주행차 산업 특성상, 완성차 기업과 ICT 기업 간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완성차 기업은 자율주행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및 ICT기술 확보를 위해 ICT 기업과 협력하며 비자동차 기업은 기술 테스트를 위해 완성차 기업과 협력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