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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5G 상용화 ‘세계 최초’에 목메어 허덕
[이슈]5G 상용화 ‘세계 최초’에 목메어 허덕
  • 박광하 기자
  • 승인 2018.09.10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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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이통사, 미·일·중 서두르자 '연내 상용화'로 급선회

장비 종속·보안 위협·단말기 부족 등 '부실 5G' 우려

정부와 이통3사가 '세계 최초' 타이틀을 얻기 위해 연내 조기 상용화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상용화 일정을 거듭 앞당기면서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지난 6월 경매를 통해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았다. 그 때만 해도 정부와 이통사들은 연내에 상용화를 개시하겠다는 입장은 아니었다. '이통사간 과열 경쟁을 지양하고 국산 장비를 활용해야 한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내년 3월경 동시 상용화 계획도 세웠다. 모든 게 계획대로 흘러갈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미·일·중에서 5G 상용화를 앞당길 준비에 나서자 사정은 달라졌다. 내년 3월 일정에 맞추다간 자칫 '세계 최초' 타이틀을 빼앗길 수도 있는 것이다. 미국 버라이즌은 자체 규격을 이용해 고정형 5G 서비스를 연내 출시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중국 통신사들도 5G 서비스를 연내 제공할 계획을 밝혔다. 일본도 5G 서비스 조기 상용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게 흐르자 국내 이통사들은 조기 상용화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이통사들이 할당 주파수 이용 가능 시점인 12월에 맞춰 상용화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도 "12월 상용화 개시를 위해 5G 라우터를 미리 구매할 예정"이라며 "외산보다는 국산 제품을 선택할 계획"이라고 조기 상용화를 인정했다.

문제는 조기 상용화가 국산 기술·장비로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하겠다는 기존 정부 입장과 어긋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은 최근 3.5㎓ 주파수를 이용하는 5G 모뎀 장비 등을 내놓기도 했지만, 5G 네트워크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장비군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 화웨이사는 네트워크 설비 말단 부분부터 핵심망에 이르는 전 구간에 대응하는 장비를 선보인 상태다. 더욱이 화웨이사는 국내 이통사를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해당 장비를 제공하겠다고까지 제안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이통사가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 경우, 이후에 추가적으로 도입하는 장비도 화웨이 것으로 종속될 우려가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장비 간 호환성 확보나 관리 편의성 측면에서 같은 제조사 장비를 도입하는 게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화웨이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보안 이슈도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화웨이측에서는 아직까지 자사 5G 장비에 대한 백도어 등 보안 위협이 알려진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미·영·일 등 세계 주요국이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하는 움직임을 간과할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프랑스 르 몽드 등 해외 유력언론들은 올해 초 "중국이 2억 달러를 투입해 건설한 아프리카연합 본부 건물에서 상습적으로 해킹이 이뤄졌다"고 보도하는 등 중국발 해킹 우려는 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5G 단말 제품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이통사들은 5G 기반 와이파이 라우터 제품을 12월에 선보일 계획이지만, 정작 삼성·LG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내년 상반기에야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따라서 12월에 5G 상용화가 이뤄지더라도 사용자가 이를 이용할 수 없다면 세계 최초 의미가 퇴색된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5G 조기 상용화 성공을 위해서는 해킹 위협을 방지할 수 있도록 장비 도입 시 보안 대책을 확보하고, 시민들이 5G 서비스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단말 상품 개발에도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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