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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국정감사를 기대하며
확 바뀐 국정감사를 기대하며
  • 박남수 기자
  • 승인 2018.10.30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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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후반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첫 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불량 상임위' 오명을 떨쳐내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실망스러운 모습이 이어졌다.

다소 정치적 이슈를 놓고 여야 간 정쟁을 벌이며 각종 현안들이 한발 뒤로 밀려났고 수준 낮은 질의가 계속 됐기 때문이다.

당초 올해 과방위 국정감사는 어느 해보다 관심이 높았다.

이번 국감에서는 보편요금제, 5G 상용화 추진 현황, 단말기 완전자급제, 제4이동통신 도입 등 굵직한 통신 이슈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변재일, 이상민, 송희경 의원처럼 전문성을 갖춘 의원들은 기대를 충족했다.

특히 송희경 의원은 실리콘 지문을 만들어 스마트폰에 무단 접속해 결제를 실행하고 해킹된 웹카메라를 통해 사생활을 엿보는 등 사이버 보안 침해 사례를 시연했다.

송 의원은 KT 출신답게 정보통신기술(ICT)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매끄럽게 시연에 성공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용두사미(龍頭蛇尾)였다.

과기정통부 국감에서 일부 야당 의원들의 드루킹 관련 증인에 대한 공세로 여야 공방이 벌어지면서 1시간가량 질의가 지연됐다.

의원들의 어이없는 질의도 이어졌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손잡이 없는 맷돌을 들고 나왔다. 박 의원은 맷돌을 책상에 올려놓은 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에 "맷돌 손잡이를 뭐라고 부르는지 아느냐. 어처구니라고 한다. 문재인 정부를 상징하려고 어처구니 없는 맷돌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가짜뉴스 대책 등을 지적하며 유영민 장관에 '내로남불'이라고 비난 수위를 올렸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화웨이 장비가 4기가 때 국내에 들어왔죠"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LTE로 대표되는 4세대 통신을 말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4G(4th Generation)'를 박 의원이 "4기가(Gigabyte)"라고 읽은 것이다.

국감장에 있던 사람들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4G는 최근 통신 산업에 대해 언급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용어다. 전문가가 아니라 일반인들도 대다수가 알고 있는 일상용어에 가깝다.

4G를 모르는 데 최근 업계 최고 화두인 '5G'는 제대로 알고 있을 지 의문이다.

철저한 분석과 조사를 통해 피감기관을 진단하고 문제점을 지적해야 하는 것은 모든 국회의원의 책무다.

하지만 공부하지 않고 전문성 없이 ‘아니면 말고’식 상식 밖의 질의에 대해 국민들이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명확한 근거 없이 망신을 주는 보여주기 식, 호통치기 식 국감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ICT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볼 때 국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ICT인들의 경영 환경이 나아질 수 있는 정책국감이 되도록 국회의원들이 더욱 더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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