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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칼럼] 귤의 이로움은 껍질에
[한방칼럼] 귤의 이로움은 껍질에
  • 차종환 기자
  • 승인 2019.05.20 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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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수 강남인동한의원 대표원장
장준수 강남인동한의원 대표원장

따뜻한 아랫목에서 TV를 보면서 귤을 까먹던 추억이 떠오르는 계절입니다. 새콤달콤 맛있는 귤을 하나씩 먹다보면 어느덧 한 박스가 금방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생각해보면 귤만큼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과일도 드문 것 같습니다. 어른들이 껍질을 벗겨주지 않아도 아이들이 쉽게 껍질을 까먹기 쉬운 과일이기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달고 새콤한 귤의 과육만 먹고 나머지 껍질은 버리셨을 겁니다. 혹은 약간의 떫은 맛 때문에 귤에 붙은 흰 실(귤낭상근막-橘囊上筋膜) 같은 것을 열심히 떼고 먹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칼럼을 읽으시면 생각이 바뀌실 겁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귤은 버릴 것이 없는 좋은 과일이며 약재이기 때문입니다. 

하나씩 살펴보면 우리가 주로 먹는 귤의 과육은 소갈증을 멎게 하고 음식 맛을 나게 하고 소화를 도와줍니다. 하지만 과육을 너무 많이 먹으면 담(痰)이 생긴다 하였으니 귤의 과식은 주의하십시오. 피부가 노랗게 될 때까지 먹지는 말아야겠습니다. 귤씨는 요통과 방광작용의 장애로 소변을 보지 못하는 것을 치료합니다.

또 귤의 과육에 하얗게 붙은 실 같은 부분은 갈증을 멎게 하고 술을 마신 뒤에 토하는 것을 치료하는데 먹으면 좋습니다. 술자리가 많은 연말과 연시에 딱 맞는 과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하얀 실 같은 것을 떼고 먹었던 분들은 앞으로 귤 먹는 습관을 바꾸는 것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귤껍질은 진피라고 부르며 동의보감에서는 '진피는 성질이 따뜻하며 맛은 쓰고 매우며 독이 없다. 가슴에 기(氣)가 뭉친 것을 치료하며, 음식 맛이 나게 하고 소화를 잘 시키고, 이질을 멈추며 담연(痰涎, 가래와 침)을 삭히고 기운이 위로 치미는 것과 기침하는 것을 낫게 하고 구역(嘔逆)을 멎게 하며 대소변을 잘 통하게 한다.'고 하였습니다.

영양학적으로도 귤의 껍질인 진피에는 과육보다 4배의 비타민C가 있다고 하니 과육이 아닌 껍질을 약으로 선택해 써온 조상들의 지혜가 놀랍습니다. 또 특이한 점은 진피는 육진양약(六陳良藥, 6가지 오래 둘수록 좋은 약재)중 하나로 오래될수록 좋은 약재라는 것입니다. 

진피를 만드는 방법은 쉽습니다. 먼저 농약을 치지 않은 유기농 귤을 준비해 주십시오. 귤의 과육을 맛있게 까먹고 남은 껍질을 5mm 두께로 식가위로 잘라줍니다. 채에 겹치지 않게 널어서 햇볕에 두면 수분이 날아가면서 마르게 됩니다. 해가 좋으면 몇 일이면 완전히 다 마르게 됩니다. 보관은 깨끗한 양파망에 넣어 건조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하면 됩니다.
처음 진피를 만드는 분들은 색이 어두워졌다고 버리는 분들이 있는데 진피의 색이 어두워지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진피는 오래될수록 효과가 좋아지는 육진(六陳)약으로 색이 조금씩 어두워져가는 것은 정상입니다. 다만 곰팡이가 핀 것은 사용하지 마십시오.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어떻게 진피를 사용하면 좋을까요?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은 차로 끓여 마시는 것입니다. 한 잔 분량으로 4~8g 정도를 넣고 살짝 끓여서 먹어도 좋고 아니면 끓는 물을 부어서 우려내어 마셔도 좋습니다. 은은한 귤향이 나며 유자차 보다 연한 맛을 내므로 가볍게 마시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예보된 만큼 기침가래 감기도 유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올 겨울에는 귤의 과육만 먹을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든 진피를 넣어 끓인 진피차로 가족들의 감기까지 예방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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