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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아직 실패하지 않은 새날
[창가에서] 아직 실패하지 않은 새날
  • 이민규 기자
  • 승인 2018.12.10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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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은 캐나다 소설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의 대표작이다. 소설 속 주인공 앤은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고아원에서 자랐다. 시골마을의 한 독신가정으로 입양된 후에도 앤은 삶의 무게를 묵묵히 견뎌야만 했다.

험난한 세상과 맞서는 게 힘겨울 때마다 앤은 미소를 한껏 머금은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내일은, 아직 아무것도 실패하지 않은 새날이라고 생각하면 기쁘지 않아요?”

앤이 던진 긍정과 낙관의 메시지가 이 계절에 작은 힘이 될 수 있을까. 가을의 뒤안길에 선 우리네 모습이 쓸쓸하다. 각종 경제지표가 좋지 않고 내년 경기전망도 온통 잿빛이어서 그렇다.

공공·민간분야를 막론하고 주요 연구기관들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2% 중반 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종합건설업체를 비롯해 정보통신·전기공사분야 시공업체들이 관심을 갖는 건설경기 전망 역시 매우 암울하다. 건설수주와 투자가 몹시 위축돼 연관산업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란 분석이 주를 이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국내 건설수주액이 올해보다 6.2% 감소해 5년 내 최저치인 135조5000억 원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내년 건설투자 규모는 올해보다 2.7% 줄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어두운 전망을 접한 중소 시공업체들은 울상이다. 올해도 회사경영과 일감 확보에 몹시 애를 먹었는데 내년에는 어떻게 회사를 꾸려 가야할지 암담하기만 하다.

그러나, 경제전반의 저성장 구조는 이미 변수가 아닌 상수로 굳어졌다. 경영위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최선의 경영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정부차원의 다각적인 정책지원도 시급하다. 건설·시공업계는 내년 SOC 예산의 증액이 시급하다고 호소한다. SOC 예산을 늘려서 산업 활성화를 꾀하고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관련업계는 정부가 올해 SOC 예산을 당초계획보다 늘려서 편성했음에도 건설수주가 감소하고, 관련분야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런 결과를 감안할 때 내년 SOC 예산이 적어도 25조원 이상은 돼야 한다는 데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설경기 경착륙 방지 위해 연말 국회에서 내년도 SOC 예산을 대폭 늘리고 생활형 SOC사업 및 도시재생 사업 등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기관의 허윤경 연구위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기반시설 정비와 개발을 통한 적극적인 건설투자가 필요하다”고 힘을 보탰다.

또 다시 연말이 찾아 왔다. 연초에 세웠던 목표를 제대로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누구에게나 만감이 교차하겠지만 시간과 계절의 섭리 앞에 무력하다.

어김없이 새해가 올 것이다. 새 희망을 품고 신년 맞을 채비를 해야 한다. 짙은 어둠 속에서도 희미한 등대 불빛을 따라 바닷길을 가르는 배처럼 미래를 향한 항해를 멈춰서는 안된다.

현재와 미래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돼 있고, 내일은 언제나 도화지처럼 하얗다. 도화지 위에 새 희망을 그리자. 내일은 아직 아무것도 실패하지 않은 새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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