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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고용부진의 그늘 없애려면
[창가에서] 고용부진의 그늘 없애려면
  • 이민규 기자
  • 승인 2019.01.21 0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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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이 화제다. 자식을 최고 명문대학에 보내려는 상류층 학부모들의 처절한 욕망을 그린 내용인데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박진감 넘치는 구성도 돋보이지만,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민낯을 그대로 들춰낸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드라마 속 등장인물만큼은 아니더라도, 보통의 한국 사람이라면 소위 일류대학에 진학하기를 꿈꾼다. 새순처럼 싱그러운 젊음의 시간을 저당 잡힌 입시생이나 애면글면 자식을 뒷바라지 하는 학부모에게 일류대학은 꿈에서나마 꼭 당도하고 싶은 유토피아다. 그들 마음속엔 명문대학 졸업장이 밝은 미래를 열어줄 것이란 굳은 신념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명문대학 진학이 안락한 삶과 직결되던 시대는 이미 종말을 고했다. 좋은 대학을 나와도 높은 임금과 안정적 고용이 보장되는 번듯한 일자리를 얻는 건 하늘의 별따기다.

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부모로부터 임대용 건물을 물려받은 친구보다 부유한 삶을 살기가 무척 어렵다. 과장 섞인 우스갯소리이겠지만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고,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아이가 개천의 용을 부리는 세상이 돼 버렸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가계와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들이 온갖 노력을 기울여도 성장·고용지표를 끌어올리기가 매우 힘들어졌다.

암울한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의 고용 성적표는 참담한 수준이다. 지난 9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8년 1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자는 107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전년도와 비교해 5만 명 증가한 것으로, 2000년 관련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많은 실업자 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취업자는 총 2682만2000명으로 전년대비 9만7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고용부진의 원인은 매우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장기화된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뚜렷한 출구를 찾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획일적인 근로시간 단축으로 노동시장이 경색된 것도 고용부진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자동화와 무인화, 온라인 시장 활성화 등 달라진 산업구조와 소비행태가 가져온 일자리의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난마처럼 얽힌 일자리 문제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냉정하게 말해서 현 경제상황에서 일자리 문제에 대해 완벽한 해법을 찾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근본적으로, 양질의 일자리의 수보다 좋은 곳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이 훨씬 더 많은 ‘공급과잉’의 문제를 풀기가 어려운 까닭이다.

결국, 기존의 일자리를 나누기 보다는 새로운 일자리를 늘려야만 문제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5G와 IoT 기반의 스마트 인프라 구축을 통해 새로운 일감을 만들어내는 것은 일자리 파이를 키우기 위한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에 바탕을 둔 혁신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것도 일자리 늘리기의 필요충분조건이다.

일자리 문제를 풀기 위해 지금 절실히 필요한 건 하나의 ‘정답’이 아닌 여러 개의 ‘좋은 답’을 찾는 일이다. 좋은 답을 찾기 위한 기본공식이 나누기가 아닌 더하기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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