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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악마 없는 디테일을 위하여
[창가에서] 악마 없는 디테일을 위하여
  • 이민규 기자
  • 승인 2019.01.31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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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정부가 발표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시공 관련업계가 희색이다. 건설경기가 몹시 침체된 상황에서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사업이 추진돼 일감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이번 프로젝트가 일자리 창출과 내수 촉진에 큰 원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역발전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와 전략산업에 대한 국가차원의 종합적이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발표에 깊은 공감을 표한다. 대단위 사업이 펼쳐지는 곳마다 많은 돈과 사람이 모이면서 낙후와 부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이 솟아날 것이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거창한 명분이나 구호보다 명확한 원칙과 구체적인 실행전략이 더 중요한 법이다.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역시,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가로막는 결정적 문제점들이 세부사항 속에 숨을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정부와 지방자체단체, 여기에 참여하는 기업 모두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격언을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한다. 사업의 얼개가 그럴듯하더라도 올바른 원칙과 정교한 실행전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기의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이에 투명하고 합리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해 악마가 디테일에 숨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사업추진의 기본원칙을 경제성과 편익성에 두어야 한다. 지역 이기주의와 정치적 계산에 사업이 휘둘린다면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당초의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번 프로젝트가 '총선용 퍼주기'라는 일각의 비난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사업 시행과정에서 정치공학적 의사결정을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

이번 사업에 다수의 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특정 대기업 중심으로 사업이 전개돼 중소기업의 동참이 어려워진다면 지역경기가 제대로 살아나기가 힘들다.

이를 감안해 사업수행 경험이나 실적이 다소 적더라도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라면 사업에 널리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문턱을 최대한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

이는 실종된 낙수효과와 분수효과를 되살리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낙수효과란 대기업과 수출기업 중심의 경제성장 성과가 중소기업으로 확산되는 것을 말한다. 또한 분수효과란 저소득층의 소비증대가 생산 및 투자 활성화로 이어져 경기를 부양시키는 것을 일컫는다.

수년전부터 한국경제는 낙수효과와 분수효과의 연결고리가 거의 끊기면서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 특히 지난 반세기동안 ‘선성장 후분배’에 정책의 무게중심이 쏠리면서 상·하위 소득계층과 기업 간 양극화가 커졌다.

이 같은 구조적 장벽을 허물기 위해 사업추진 과정에서 중소 하도급업체 등 경제적 약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나아가 이번 프로젝트에 반영된 대규모 예산이 무리 없이 중소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유도해 중소기업도 투자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

기본적으로 투자확대는 생산과 고용, 소비를 자극하고 장기적으로 건실한 성장의 토대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의 근간을 이루는 사회간접자본(SOC) 관련사업은 꾸준히 투자해야 중장기적으로 알찬 성과를 구현할 수 있다.

아울러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효과적으로 접목시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중소기업이 이런 가치사슬을 만드는데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한국경제의 고질병인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지역의 혁신 성장판을 열어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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