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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멋이 깃든 술 이야기] 15. 정월 대보름 ‘귀밝이술’
[맛과 멋이 깃든 술 이야기] 15. 정월 대보름 ‘귀밝이술’
  • 김한기 기자
  • 승인 2019.02.07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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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은 음력 1월15일로 첫 보름달이 뜨는 정월 대보름이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정월 대보름을 세시 풍속에서 설날만큼 중요하게 여겼으며, 다양한 풍습은 이번 한해도 안녕하길 기원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정월 대보름에 하는 세시풍속으로는 부럼깨물기, 더위팔기, 쥐불놀이 귀밝이술 마시기 등이 있다.

이 중 귀밝이술은 정월 대보름날 이른 아침에 술을 한잔씩 마시는 풍속이다. 이 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는 뜻에서 귀밝이술로 불렸다.

예전엔 좋은 쌀로 직접 빚어서 설날 차례상에 올렸다가 남은 술을 정월 대보름에 귀밝이술로 마셨다. 우리 조상들은 맑은 술일수록 귀가 더 밝아진다고 믿었다. 그래서 따끈하게 데우지 않은 차가운 청주를 마셨다. 조선시대 청주를 마실 때 보통 더운 물에 술 국자를 넣고 중탕을 해서 마셨는데, 귀밝이술은 데우지 않고 차게 마신다는 점에서 보통 때 마시는 청주와 차이를 보인다.

이 술은 어린 아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마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술은 부녀자는 마시지 않았으며, 성인들에 한해 즐길 수 있는 기호음료였지만 귀밝이술은 부녀자도, 어린아이도 마셨고 허물이 되지 않았다.

다만 어린아이에게는 술잔을 입에 대기만 한 뒤 굴뚝에 부었다. 부스럼이 생기지 말고 연기처럼 날아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때 어른들은 "귀 밝아라", "눈 밝아라"라고 덕담을 한다. 일 년 내내 귀와 눈이 밝은 기쁜 소식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것이다.

귀밝이술의 풍속은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전북 부안은 귀밝이를 하고 남은 술을 굴뚝에 붓는다. 몸에 부스럼이 나지 말고 만약 생겨도 연기처럼 없어지라는 기원 때문이다. 강원도 인제와 횡성 일대에서는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귀밝이술을 먹으면 남자들이 마을 아닌 곳에 가서도 좋은 소리 듣는다고 여겼다. 평창 일대에서는 귀밝이술을 자신의 집에서 마시지 않고 남의 집에 가서 마신다. 남의 집의 귀밝이술을 얻어 마시면 귀가 빨리 열려 남의 얘기를 잘 듣게 된다고 믿는 풍습 때문이다.

의학적으로 살펴본다면, 이날 아침 공복에 찬술을 한 잔 정도 마시면 신진대사가 매우 원활해지고 두뇌 회전에도 좋다. 물론 이날 하루에 그치기 때문에 건강에도 하등의 지장이 없다.

이번 정월 대보름에 귀밝이술 한 잔으로 올 한해 좋은 소식만 들리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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