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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남북 ICT협력 어떻게 준비할까
[기획] 남북 ICT협력 어떻게 준비할까
  • 이민규 기자
  • 승인 2019.02.13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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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산업분야와 다각적 협력 모색…현지 진출 타진해야

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기대감 증폭
비핵화 성과 땐 남북경협 활성화 전망

발전 가능성 주목하되 신중한 접근 필요
맞춤형 전략 수립-계약제도 분석 등 시급

오는 27~28일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회담을 계기가 북미관계가 개선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성사될 경우 남북 화해무드가 더욱 무르익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다수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 추진에 발맞춰 빠르면 올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고, 이를 지렛대 삼아 남북경제협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도 남북교류협력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그 밑바탕엔 북한을 새로운 시장으로 활용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다는 희망이 깔려있다.

더욱이 정체와 포화의 늪에 빠져 있는 정보통신공사업계는 북한의 ICT인프라 구축사업에 참여해 신규 수익창출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 ICT인프라·서비스 현황

남북 ICT 교류협력 사업의 첫 단추는 현지의 정보통신인프라 및 서비스 수준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폐쇄된 북한체제의 특성상 현지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게 큰 걸림돌이다. 이에 국내 공공·민간 연구기관에서는 대부분 제3국의 소식통 등으로부터 수집한 간접적인 정보를 통해 북한의 산업동향을 분석하고 예측자료를 만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북한 ICT산업은 소프트웨어(SW) 분야의 수준은 매우 높지만, 하드웨어(HW) 및 ICT인프라, 인터넷분야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주목할 만한 것은 최근 2~3년간 이동통신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스마트폰 보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북한의 휴대전화 사용자 수는 약 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유·무선 인프라에 대해서는 정확한 현황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동북아공동체ICT포럼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통계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을 기준으로 북한의 유선전화는 약 118만 회선으로 추산된다.

이는 인구 100명 당 4.7회선으로, 한국의 약 1/20 수준이다. 이 마저도 높은 설치비용과 전화망 훼손, 도청 및 복잡한 사용절차 등으로 2007년 이후 보급률이 정체된 것으로 전해진다.

인터넷 인프라의 경우 지속적으로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2000년 초반 시·군 지역까지, 2006년 총 3230개의 리 중 200여 개 리 지역에 광케이블이 구축됐다.

또한 2011년부터 군 전용선을 확충하고 북·중 접경지역과 평양 등 주요도시의 원활한 음성 및 데이터 통신을 위해 노후화된 광케이블을 교체하거나 증설하는 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터넷 서비스의 경우 인트라넷 활용은 활발한 반면, 북한 외부와의 인터넷 연결은 엄격히 제한돼 있다.

구체적으로, 1990년대 초반부터 보급된 인트라넷 ‘광명’을 통한 정보교류 및 학술교류가 활발하다. 북한 주민들은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를 통해 인트라넷에 접속,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거나 활용할 수 있다.

이동통신서비스의 경우 북한 15개 주요 도시와 86개 소도시, 22개 주요 도로에서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하다. 이는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Orascom)의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의 발표에 따른 것이다. 통신사는 ‘고려링크’, ‘강성네트’, ‘별’ 등 3개사가 운영되고 있다.

최근 북한의 이동통신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스마트폰 보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 유튜브]
최근 북한의 이동통신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스마트폰 보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 유튜브]

ICT 협력 추진방향

북한 ICT산업이 베일에 가려 있어도 남한의 기업이 북한 정보통신사업에 참여한 사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000년 이후, 매우 제한적이지만 우리 민간기업이 북한 정보통신인프라 구축사업을 수행한 적이 있다.

한 예로,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1년 4월 한국통신(현 KT)은 북한의 조선체신회사와 함께 남북 기간통신망 구축 사업을 함께 진행했다.

최근에도 남한의 정보통신공사업체가 북한의 정보통신설비 구축에 직·간접으로 참여해 CCTV 설치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통계를 살펴보면 2015년을 기준으로 북한관련 정보통신공사는 모두 19건으로, 총 기성액은 약 62억3000만원에 달한다.

이런 경험과 실적에 비추어 향후 남북 ICT 협력의 실타래는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남북이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비용과 효과 면에서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장기적 관점에서 신중하고도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북한 통신시장의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에 가치를 부여하되, 당장 현지에 진출하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성급한 낙관론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이에 더해 북한의 정치적, 경제적 특수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최적의 현지진출 전략을 짜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정보통신공사의 경우, 건설·전기 등 유관 산업분야와 깊은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는 것을 유념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보통신인프라의 고도화 추세에 비추어 원칙적으로 정보통신공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립해 나가야 하겠으나, 당장 중소 정보통신공사업체가 단독으로 북한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북한시장 개척을 추진하는 이종·동종업체와의 다각적 협력을 통해 현지 진출을 타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나아가 사업 추진체계 및 수익배분, 계약제도, 기술기준 등에 대해서도 면밀한 분석과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과 다각적 제도개선을 통해 ICT 교류협력을 촉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남북공동 인프라 개발 필요성 대두

건설분야에서는 철도와 도로망 구축 등의 분야에서 남북 협력을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사업의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정책 동향 보고서에서 “북한 내 인프라 건설사업을 효율적이며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북한 인프라 종합개발계획이 수립돼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 발전을 위한 국토종합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교통·전력·수자원·산업단지·주거·도시 등 분야별 개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박 연구위원은 “북한의 인프라 종합개발계획 수립 및 중요 프로젝트의 타당성 분석을 남북한이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양측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북한 인프라 종합개발계획 수립과 개별 프로젝트의 타당성 분석은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고, 예산규모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북한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기대했다.

또한 북한 입장에서도 실질적인 인프라 종합개발계획과 주요 프로젝트에 대한 타당성 분석자료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우리가 북한 인프라 종합개발 계획을 갖고 있으면, 향후 북한 건설시장이 국제화 되더라도 외국기업에 비해 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 기술인력과 공동으로 현지조사와 타당성 분석을 하게 되면 북한 건설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 향후 건설공사 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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