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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발 미디어 빅뱅...ICT 새판짜기 ‘나비효과’
넷플릭스발 미디어 빅뱅...ICT 새판짜기 ‘나비효과’
  • 차종환 기자
  • 승인 2019.02.15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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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볼만하네” 가입자수 급증

트래픽 차별 불가피…망중립성 수정

통신사 몸불리기…방송∙CATV 통합

스마트홈 등 신사업 영향 ‘도미노’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제휴해 공격적인 콘텐츠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제휴해 공격적인 콘텐츠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찻잔 속 태풍’으로 치부됐던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이 3년여가 지난 현재 ICT 전체 판을 뒤흔들 만한 거대 태풍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넷플릭스는 미국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로, 전세계 약 1억40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월 정액으로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어 구독 서비스 분야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거대 공룡기업이 2016년 국내 진출을 선언했을 때 일각에선 토종 미디어 산업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인이 볼만 한 콘텐츠가 많지 않아 가입자 확보가 정체되면서 넷플릭스도 국내에선 힘을 못 쓴 숱한 글로벌기업 중 하나라는 평가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올 들어 극적인 반전을 이룬 모양새다.

지난달 방영을 시작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인 ‘킹덤’이 소위 대박이 났기 때문이다. 여타 상당수 방송 드라마들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본방송 시기와 넷플릭스 등록 시기가 짧아지면서 굳이 TV를 통해 시청할 필요가 없어졌다. 오히려 2, 30대 세대는 ‘몰아보기’가 편리한 넷플릭스를 통해 전편을 한번에 시청하는 행태가 늘고 있다.

넷플릭스의 성장세는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2017년 기준 30만명 수준이던 국내 가입자 규모가 지난해 말 127만명으로 집계됐다. 약 1년만에 4배 이상 가입자가 증가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성장은 비단 콘텐츠의 잠식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인터넷 서비스의 근간을 이루는 망중립성 원칙부터 통신과 방송의 통합, 케이블TV의 붕괴 등 전체 ICT산업의 새판짜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망중립성 원칙은 일정부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어떠한 서비스도 트래픽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망중립성 원칙이지만 넷플릭스와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LG유플러스의 경우 이미 넷플릭스 전용 캐시서버를 구축하는 등 사실상 타 서비스와의 차별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SK브로드밴드와 KT에게도 적지 않은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SKB와 KT는 넷플릭스에 전용망 증설에 대한 사용료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펴고 있는데 이 자체가 망중립성 원칙에는 위배되는 주장이다.

하지만 대다수 트래픽을 유발하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주요 인터넷서비스기업은 이미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만큼, 넷플릭스도 망중립성에 기댄 ‘무임승차’ 행보는 설득력이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넷플릭스에 대항한 업계의 덩치 키우기는 통신과 방송의 통합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SKB가 제공하는 국내 최대 OTT(Over-the-top) 서비스인 ‘옥수수’와 지상파방송 콘텐츠 연합플랫폼 ‘푹’이 상반기내 통합 법인으로 출범하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이는 OTT서비스도 실시간 방송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방송법의 규제를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업계는 뉴미디어 전반에 걸친 통합방송법의 시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신사의 몸집 불리기를 위한 케이블TV 인수합병은 기정사실이 된 지 오래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SK텔레콤은 티브로드, KT는 딜라이브의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유료방송 시장을 양분했던 케이블TV(CATV)는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IPTV에 시장주도권을 뺏긴 CATV업계는 자구책으로 스마트홈, 에너지관리 등 신사업 추진에 열을 올려왔다. 인수합병이 현실화될 경우 이들 사업에 대한 직간접적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성공이 국내 ICT 전체 시장 환경을 바꾸는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급변하는 산업 생태계에 대응력을 키우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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