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전문분야 불구 생태계 참여 저조
인테리어 업계는 이미 성장동력 ‘올인’
기축 주택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인테리어 시장이 활성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정작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해야 할 통신업계의 관심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기축 주택은 국내 주거 건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스마트홈을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댁내 배선, 게이트웨이 및 월패드 등의 설치를 요하는 특성상 집 내부구조에 손을 대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공 중 거주자의 거취 문제도 부담으로 작용해 굳이 집주인이 나서서 스마트홈을 설치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리모델링을 동반한 인테리어 시장이라면 얘기가 사뭇 다르다.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유지보수를 할 겸, 자산가치를 한단계 높이기 위해 인테리어 시공을 동반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집주인이 더 적극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2000년 9조원 규모에서 2020년에는 40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테리어 공사와 더불어 그동안 설치가 힘들었던 각종 스마트홈 설비를 도입할 수 있게 된다면 스마트홈 업계로선 기회다. 스마트홈과 연관된 산업분야는 건설, 통신, 전기, 가전까지 ICT와 관련된 대부분의 산업계를 아우른다.
특히 통신업계의 역할이 중요하다. 스마트홈은 정보통신공사업법이 정하고 있는 공사의 분류상 홈오토메이션시스템설비, 홈네트워크시스템설비에 속하는 전문 시공분야로, 통신공사업 면허를 보유한 자만이 시공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건설, 가전 등 여타 업계보다 오히려 통신 쪽의 관심도가 떨어져 시장주도권을 넘겨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지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스마트인테리어 포럼 주최로 열린 ‘공공기관 스마트+인테리어 사업 설명회’에선 이러한 기류가 여실히 드러났다. 스마트 인테리어라는 새로운 시장을 두고 각 분야에서 어떻게 먹거리 사업으로 키워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의 장이 됐다.
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는 “인테리어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고 사업확장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스마트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며 “분야의 특성상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산업 주체들이 오픈된 장을 만들어 서로 생태계를 이뤄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기축 시장에서 어떻게 스마트홈을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건설, 통신 등 플랫폼 분야와 연계가 필수이기 때문에 기기 판매에 그치는 것이 아닌 서비스 패키지로 구현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선 아마존과 주택사업자가 협업해 아마존이 주택에 공급하는 솔루션을 옵션으로 판매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등에 대한 말은 많지만 정작 사물인터넷이나 통신 전문가는 찾아볼 수 없어 구심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인테리어 업계는 이미 ‘통신’을 통한 성장동력을 찾은 모양새다. 반면 통신업계에 ‘인테리어’ 도입은 묘연하다.
국내 대표적인 홈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은 LG전자, 구글과 손잡고 IoT 기술을 기반으로 토털 홈 인테리어 솔루션을 내놓았다. 한샘 IoT 플랫폼에 연결된 스마트모션베드, 조명 등 다양한 제품을 한샘홈 앱으로 제어할 수 있고, 구글 어시스턴트를 기반으로 간단한 음성 제어도 가능하도록 했다.
LG하우시스는 실내 공기질 정보를 창문 핸들에 내장된 디스플레이로 알려주는 ‘히든 디스플레이 핸들’로 눈길을 끈다. 눈이나 비, 미세먼지 등으로 창문 개폐에 주의를 요하거나 실내 공기가 좋지 않아 환기가 필요할 때 등 날씨와 실내 공기질에 맞춰 필요한 정보가 표시되는 것이 특징이다.
욕실리모델링 전문기업 아이에스동서는 Io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욕실을 선보이고 있다. IoT 비데 일체형 양변기는 양변기에 사용자가 앉으면 IoT 환풍기가 자동으로 작동해 욕실을 환기시키고, 자동 물 내림 및 수압·노즐 위치 등을 사용자별로 설정해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