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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 스포츠 '펜싱' 스타에게 직접 배운다
귀족 스포츠 '펜싱' 스타에게 직접 배운다
  • 최아름 기자
  • 승인 2019.03.06 0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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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에페 간판 정진선 선수
본인 이름 건 펜싱클럽 오픈

남녀노소 불문 선풍적 반응
“회원들 자기 극복하는 모습 보람”
지난해 10월 경기도 화성에 펜싱클럽을 오픈한 정진선 선수.
지난해 10월 경기도 화성에 펜싱클럽을 오픈한 정진선 선수.

소수 엘리트나 부유층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귀족 스포츠 펜싱(fencing)에 대중화 바람이 일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어린이들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펜싱 동호회와 클럽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매우 비쌀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헬스클럽 퍼스널 트레이닝(PT) 비용 정도면 충분히 배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현역 '스타' 선수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펜싱 클럽을 오픈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에 빛나는 정진선 선수(화성시청)가 그 주인공으로, 지난 10월 연고지인 경기도 화성에 '정진선 펜싱클럽'을 여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고 해 만나봤다.

 

■가장 고전적이면서 현대적인 경기, 펜싱

펜싱은 검을 가진 두 선수가 '찌르기' 또는 '베기' 등의 동작으로 승패를 겨루는 스포츠다. 중세 귀족들의 검술 싸움에서 유래한 펜싱은 플뢰레(Fleuret), 에페(Epee), 사브르(Sabre) 세 종목으로 나뉜다. 칼끝이 꽃처럼 생겼다고 해 이름 붙여진 '플뢰레'는 펜싱의 기본 종목으로, 찌르기만 가능하고 몸통 부분만 공격할 수 있다. '검'을 뜻하는 '에페'는 찌르기만 가능하지만 몸 전체 공격이 가능하다. 기마병들의 싸움에서 유래됐다는 '사브르'는 상체만 공격할 수 있고 찌르기뿐만 아니라 베기도 가능하다.

펜싱은 현대에 즐길 수 있는 가장 고전적인 스포츠 중 하나지만 동시에 현대 첨단 기술의 결정체이기도 하다. 펜싱에 사용되는 칼은 제트기를 만들 때 사용되는 마레이징 강철로 만든다고. 선수들이 착용하는 보호 재킷은 방탄조끼나 헬멧에 사용되는 합성섬유인 케블라로 만드는데, 163.3kg의 저항 압력을 견딜 수 있다. 경기 중 득점은 센서의 작동을 통해 집계되는데, 득점 부위에 금속선이 분포된 경기복을 입고 득점 부위를 일정 하중 이상으로 찌르면 검 끝에 부착된 센서가 바로 작동된다.

 

펜싱클럽 코치 및 매니저와 함께 포즈를 취한 정진선 대표.
펜싱클럽 코치 및 매니저와 함께 포즈를 취한 정진선 대표.

■ 한국 에페 간판스타, 클럽 대표로

정진선 대표는 2005년 도하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시작으로 2008년 국제월드컵 개인전 1위, 2012년 런던올림픽 개인전 동메달,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단체전 금메달 등 화려한 기록을 보유한 한국 펜싱계의 자타 공인 '스타'다. "선수 생활하면서 해외에 많이 나가다 보니, 유럽 선수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건 클럽을 가지고 있더라. 나도 나만의 클럽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고, 때마침 우리나라도 펜싱이 대중화되고 있고 국가대표 은퇴 시기와도 잘 맞아 클럽을 열게 됐다." 정 대표의 말이다.

펜싱 클럽을 오픈한지 5개월이 채 되지 않았지만, 5살 어린이들부터 40~50대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반응이 뜨겁다고. 인터뷰하는 중간에도 문의 카톡이 끊이지 않아 뜨거운 관심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일반인 분들은 땀에 흠뻑 젖을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라고 하신다. 마스크와 도복을 입고 갖춰진 복장으로 칼을 들고 상대와 겨룬다는 점에서도 희열을 많이 느끼시는 것 같다." 아이들의 경우 성장 촉진 및 집중력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적지 않은 운동량에도 불구하고 여성 회원들의 만족도가 큰 편으로 회원 성비는 5:5 정도라고 정 대표는 말했다.

 

정진선 대표의 수업 중 모습.
정진선 대표의 수업 중 모습.

■ 학생들 변화에 보람…후배 길 열고파

국가 대표 선수로서 그에게 가장 보람 있는 기억은 무엇일까. "처음 국가대표를 할 때만 해도 펜싱에 대한 국내 인식이 너무 약했지만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어떤 종목인지 잘 알고 있다. 유럽에서도 예전에는 한국을 약체팀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강국 이미지가 생겼고, 우리가 그런 인식을 심어준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가장 뿌듯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클럽 대표라는 새로운 도전 이후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새롭게 경험하는 것들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고 있는 정 대표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열심히 가르쳐드리고 그분들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렸을 때 그분들이 하시는 감사하다는 한 마디가 너무 기분 좋더라. 회원 분들이 내가 몰랐던 부분을 챙겨주시거나 조언해주셔서 클럽을 운영하면서 사회를 새롭게 배워가는 기분이다.“

운동을 통해 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에 울컥할 정도로 감동하기도 한단다. "해보지도 않고 포기부터 하던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자기를 이기는 모습을 볼 때 저로서는 굉장히 뿌듯하다. 펜싱은 예의를 중시하는 스포츠이니만큼, 아이들이 운동을 통해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과 예의를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은 작은 규모지만 향후 정진선 펜싱클럽 2호, 3호점을 열어서 은퇴한 후배들을 위한 자리들을 많이 마련해주고 싶다는 정진선 대표. 그의 바람이 이뤄질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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