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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거기 다니냐
아직도 거기 다니냐
  • 차종환 기자
  • 승인 2019.03.25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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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만 해도 인공지능(AI)이란 SF영화에서나 나오는 소재였다. 하지만 지금은 인공지능이 낯설기는커녕 실제 인공지능을 탑재한 각종 기기들이 봇물을 이루며 출시되고 있고, 이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인공지능을 논할 때 가장 흔한 주제가 과연 인공지능으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인가다. 그리고 다수 매체들이 인공지능으로 인해 사라질 대표 직업들에 순위를 매겨 발표하곤 한다. 재밌는 것은 이 사라질 직업들조차 해마다 다르다는 거다. 그때는 사라질만 했는데 지금은 그래도 인공지능 보다 낫더라는 얘긴지.

주목할 만한 점은 그 어떤 리스트 중에서도 ‘기자’는 항상 상위권을 차지한다는 거다. 의사, 변호사, 은행원 등도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 기자가 의사, 변호사랑 동급인가 싶어 혼자 좋아하다가 아내가 은행 다니는데 졸지에 아들내미는 백수 부모 밑에서 커야 되나 싶어 우울해진다. 곧 사라질 직업으로 기자를 뽑은 한 조사기관의 자료를 기사화하는 기자의 마음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뉴스엔 ‘기레기’를 욕하는 수많은 댓글이 여전히 달리는 걸 보면 인공지능에 대항해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전국의 수많은 기레기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다. 실로, 이세돌급 아닌가!

정보통신신문이 창간 18주년을 맞았다. 인공지능에 대항해 신문 외길을 걸어온 지 18년이나 됐다.

오랜만에 친구나 대학 선후배를 만날 때면 아직도 거기 다니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게 아직도 기자질을 하고 있냐는 질문인지, 그 신문이 아직도 발간되고 있냐는 질문인지 알 길은 없으나, 어차피 정보통신신문이 무슨 신문인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요(전자신문 아니냐는 분은 양반이다), 통신공사가 뭐하는 일인지 일일이 설명해야 알까말까라 더 긴 말은 필요없다. 다음에 만나면 또 묻는다.

그래도 가끔, 관심 있게 보고 기사 좋다는 얘기를 해주시는 분들 때문에 이런 갖은 고초 속에서도 버텨온 것이 아닐까 싶다. 제발 그런 말씀은 저 말고 회사에다 해주시라 농담처럼 얘기하지만서도.

모든 일이 그렇듯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통신이라고 하면 스마트폰 밖에 모르는 대다수 사람들에게 그 이면에 얼마나 많은 노력과 기술이 숨어있는지 알려야 하며, 세계적인 정보통신강국을 일궈낸 ‘이 바닥’의 숨은 기업과 일꾼들을 발굴해야 될 사명감이 있다. 이미 외국에서는 간단한 스트레이트 기사는 인공지능이 쓰고 있다고 하니, 인공지능이 쓰지 못할 기사를 써내야 할 의무감도 있다.

걸어온 만큼의 거리를 다시 걸어 창간 36주년을 맞을 수 있을까. 정보통신업계가 어떻게 변해 있을지, 정보통신신문이 그 때도 발간되고 있을지, 인공지능이 내 자리에 앉아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이 무슨 쓸데없는 걱정이랴, 당장 20주년에 쓸 기사도 막막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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