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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5G융합시 트래픽 차별 불가피”…망중립성 재정립 솔솔
[기획] “5G융합시 트래픽 차별 불가피”…망중립성 재정립 솔솔
  • 차종환 기자
  • 승인 2019.03.27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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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레이팅 인기…소비자 이익 우선

추가 사용료 부과시 5G확산 ‘찬물’

막대한 망 증설비용 ”기업 공동 책임”

정책 변화 “기술 발전 저해 없도록”

5G 시대의 도래가 오랫동안 국내 인터넷 산업의 근간을 이뤄왔던 망중립성 기조에도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을까.

망중립성(Net Neutrality)이란, 통신회선을 흐르는 모든 데이터 트래픽은 가입자에게 동등한 품질로 제공돼야 한다는 원칙이다.

우리나라는 인터넷이 태동하던 시기부터 지금까지 망중립성 원칙을 지키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급변하는 인터넷 시대에 망중립성 원칙을 무리하게 고수하는 것은 시장논리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산업계에선 망중립성 원칙의 폐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수정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망중립성에 얽힌 국내 통신 시장의 변화를 짚어봤다.

■국내 기업 역차별…누구를 위한 망중립성인가

망중립성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글로벌 인터넷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얻어 감에도 불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투자나 비용지불을 하지 않는 데서 비롯됐다.

대표적인 기업이 구글, 페이스북인데 최근에는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는 넷플릭스까지 합세했다.

이는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카카오 등은 이미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데서 역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망 사용료를 지불하는 기업은 자신들이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데서 오는 통신사의 망 투자부담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이를 공동으로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과 다름없다.

하지만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글로벌 기업은 인터넷은 어디까지나 공공재이므로 그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써 망중립성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국내 인터넷 업계는 망중립성의 근본적 가치는 표현의 자유와 정보이용의 평등권을 수호하는 것에 있는 것이지 일부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수단이 되서는 안된다는 입장으로, 망중립성의 의미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소비자에게 이득이라면 ‘OK’

그렇다면 망중립성은 어떤 방향으로 재정립돼야 할까.

망중립성 수호를 주장하는 측에서 극단적인 예로 드는 것이 인터넷 종량제다. 망중립성이 폐지된다면 이미 시장에 안착된 정액제 요금이 ‘쓴 만큼 내는’ 종량제로 바뀔 것이라는 우려다. 간접적으로는 트래픽을 많이 유발하는 가입자에게 더 느린 회선을 부여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한때 이러한 인터넷 종량제가 공론화된 적도 있었으나 네티즌들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혀 묻힌 전례가 있다.

전문가들 역시 망중립성이 폐지되더라도 인터넷 종량제의 실현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이다. 물론 통신사 입장에선 종량제 자체가 가져다 줄 이익이 크지만, 이는 오히려 겉잡을 수 없는 가입자 이탈의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데서 쉽사리 꺼내기 힘든 카드라는 설명이다.

결국 망중립성의 재정립은 가입자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기조 아래, B2B(기업간거래) 시장에서의 새판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장 설득력 있게 떠오르는 것이 ‘제로레이팅(Zero-rating)’이다.

제로레이팅이란, 콘텐츠 사업자가 통신사와 제휴를 통해 사용자의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 또는 할인해주는 제도다.

SK텔레콤이 페이스북 메신저 사용에 대해 데이터 무료를 적용하거나, KT가 모바일 게임 ‘배틀그라운드’에 한시적으로 제로레이팅을 적용한 것이 그 예다.

제휴를 맺은 콘텐츠만 우대한다는 측면에서 엄연히 망중립성에 위배되지만 소비자가 부담할 비용을 콘텐츠 사업자가 대신 냄으로써 여론의 반발이 거의 없다.

물론, 망 이용료를 낼 여력이 있는 콘텐츠 사업자만 우대함으로써 여타 중소 콘텐츠 사업자가 성장할 싹을 자른다는 논란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이는 공정거래법이나 전기통신사업법상의 이용자 차별에 대한 규제 대상이지, 망중립성에 대한 문제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융합 인프라 위한 5G 시대 망중립성

올해 본격적인 상용화를 알린 5G 통신은 ICT융합을 위한 기초 인프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불어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헬스케어, 가상현실(VR) 등 신사업의 태동을 앞두고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트래픽 폭증이 이미 초읽기에 들어갔다.

통신사업자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천문학적인 액수의 시설투자가 불가피하다. 5G 서비스를 하루빨리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익모델의 확립이 이뤄져야 한다.

통신업계는 시장논리에 입각해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하는 정도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융합을 전제로 하면 각 산업마다 요구되는 성능은 제각각이다. 가장 대표적인 5G 서비스로 평가되는 자율주행의 경우, 실시간 정보처리라는 요구사항에 맞게 초저지연 성능이 가장 우선시된다. 사물인터넷(IoT)이 주가 되는 서비스에서는 대용량, 초고속 전송 성능은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사물간 끊김 없는 강력한 연결성이 요구된다.

결국, 필요한 트래픽은 우선시하되 필요치 않은 트래픽은 배제하는 것이 융합의 전제조건이 된다는 분석이다. 모든 트래픽은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망중립성 원칙이라면 융합 트렌드에 정확히 모순된다.

또한 기존 망중립성이 고수되는 상황에서는 5G 서비스에 대한 데이터 사용료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가 짊어지게 된다. 가뜩이나 통신비 지출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5G 서비스 이용을 위해 추가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자칫 5G 확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 기조 변화 “기술 발전 저해하지 않도록”

현 정부는 망중립성 원칙을 보다 강화하는 쪽의 정책을 폈다. 그러나 최근 일정 부분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한 모습이다.

지난 1월 있었던 제7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는 망중립성 원칙을 재검토하겠다는 내용의 'ICT산업 고도화 및 확산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관련 내용에 따르면, 기존의 망중립성 기조 유지를 전제로 ‘기술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망중립성을 재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융합시대에 5G가 태생적으로 망중립성과 모순을 일으키고 있다는 통신업계의 지적을 수용한 것이라는 평가다.

망중립성 수정을 통해 중소 콘텐츠 사업자가 오히려 피해를 보는 상황도 감안한다.

중소 콘텐츠 사업자는 망 이용 부담을 완화하고, 인터넷 상호접속제도 개선 방안 및 망 이용대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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