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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최초’보다 중요한 것 세 가지
[창가에서] ‘최초’보다 중요한 것 세 가지
  • 이민규 기자
  • 승인 2019.04.01 0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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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5세대(G) 이동통신 상용서비스가 오는 5일 시작된다.

정부나 이동통신 3사의 공식발표는 아니다.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공지된 ‘갤럭시 S10 5G 모델’ 출시일이 4월 5일이다. 이를 계기로 관련업계와 언론에서는 이날을 5G 상용서비스 개시일로 공식화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당초 목표대로 세계 ‘최초’의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차지하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최초 경쟁을 벌이던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이 오는 11일에야 5G 서비스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5G 시대가 열리지만 마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5G의 찬란한 광휘(光輝) 뒤에 험산준령이 버티고 있어서다. 드넓은 ‘5G 광장’에 당도하기 위해 어떤 고개를 넘어가야 할지 냉정하고 차분하게 전후방을 살펴야 한다.

먼저 짚어봐야 할 것은 서비스 지역이다. 5일 상용서비스가 시작되더라도 전국 어디에서나 이를 이용할 수는 없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5대 광역시 등 일부 지역에서만 5G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5G 네트워크가 아직 부족한 까닭이다.

당장 체감할 수 있는 5G 서비스도 그리 많지 않다. 5G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가상현실(VR) 게임이나 증강현실(AR) 공연 정도다.

하지만 5G의 참된 가치와 효용성은 단순히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국한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5G는 초연결·초저지연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수많은 사물을 하나로 묶고, 사물과 사물사이의 통신응답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이런 특성은 제조·의료·국방 등 산업전반의 혁신을 도모하는 데 훌륭한 원동력이 된다. 그렇지만 산업현장에서는 5G를 활용할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 대부분의 일선 사업장이 그러하다.

이런 현실을 따져볼 때 ‘최초’의 5G 서비스보다 ‘진정한’ 5G 서비스를 구현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5G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틀을 갖추지 못한다면 세계 최초의 상용 서비스라는 타이틀이 빛을 바라게 된다는 의미다.

그럼 ‘진정한’ 5G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 5G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5G 서비스를 이용하고 다양한 응용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안정적인 시설투자가 필요하다.

이에 통신사업자는 물론 정부도 5G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다각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5G 인프라 확충은 선순환적 ICT생태계 조성과도 깊은 상관관계를 지닌다.

둘째, 5G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다양화하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통신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5G 투자에 소요된 비용을 회수하기 위한 사업모델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5G로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B2C 시장의 근간을 이루는 5G 통신요금 책정은 ‘착한 가격’ 프레임에 갇혀 있다.

정부는 가계통신비 절감에 초점을 맞춰 월 7만원이 넘는 고가요금 책정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통신사의 입장을 사뭇 다르다.

5G 요금을 지나치게 낮게 정할 경우 통신사의 수익이 감소하고 신규투자가 위축돼 통신품질과 속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세 번째 필수과제는 5G 서비스와 기술의 확장이다.

전문가들은 5G 네트워크 구축 이후 자율주행차, 원격의료 등의 응용기술과 신규서비스가 상용화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최소 5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5G 인프라와 서비스 사이의 시간격차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더불어 5G를 활용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산업전반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부단한 연구가 필요하다.

산 정상에 오르려면 알맞은 보폭과 호흡으로 한걸음씩 가야 한다. 중간에 낙오하지 않고 가장 빨리 정상에 이르는 방법이다.

계절의 순환과 개화에 담긴 지혜도 깊이 새길만하다. 가을에 피는 국화는 결코 첫 봄의 상징인 개나리를 시샘하지 않는다. 만추의 국화가 아름다운 것은 때를 기다렸다가 오랫동안 준비해 둔 은은한 향기를 마음껏 뽐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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