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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사회적 가치 측정 첫 발...평가지표에 50% 반영
[분석]사회적 가치 측정 첫 발...평가지표에 50% 반영
  • 박남수 기자
  • 승인 2019.05.21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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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경제간접 기여 등 3개 분야 평가

비즈니스 모델 혁신 기회로 활용

최태원 회장 “완벽치 않아도 시작 중요”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 사회적 가치 측정 설명회'에서 사회적 가치 측정 취지와 방식, 측정 결과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

SK그룹이 사회적 가치 측정시스템을 구축해 운영에 들어간다.

매년 측정 결과를 공개하고 관계사별 경영 핵심평가지표(KPI)에 50%를 반영하기로 했다.

사회적 가치는 기업 경영활동 등을 통해 일자리 부족, 환경 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한 성과를 말한다. DBL(Double Bottom Line) 경영은 영업이익 등 기업이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재무제표에 표기하 듯 같은 기간의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로 환산해 관리하는 것이다.

SK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에서 언론 설명회를 열어 사회적 가치 측정 취지와 방식, 주요 관계사 측정 결과, 향후 계획 등을 공개했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Social Value의 약자)위원장은 “재무제표를 각 사별로 공개하듯, 사회적 가치 역시 각 사 별로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표 방식과 시점은 각 사별로 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 때 밝히거나 지속가능보고서에 기재하는 등 자율로 정하게 된다. 또한, 앞으로 매년 측정 결과를 공개하고, 관계사별 경영 핵심평가지표(KPI)에도 50%를 반영하기로 했다.

■외부 전문가들과 측정체계 연구개발

이형희 위원장은 “SK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이유는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지표와 기준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최태원 회장은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될 수 없다”는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해 사회적 가치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SK에 따르면, 각 관계사들이 측정한 사회적 가치는 크게 3대 분야로 나뉜다. △경제간접 기여성과(기업 활동을 통해 경제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가치) △비즈니스 사회성과(제품∙서비스 개발, 생산, 판매를 통해 발생한 사회적 가치) △사회공헌 사회성과(지역사회 공동체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창출한 가치) 등이다.

세부적으로 경제간접 기여성과의 측정 항목은 고용, 배당, 납세 등이다. 비즈니스 사회성과는 환경, 사회, 거버넌스 부문을 측정한다. 사회공헌 사회성과의 측정 항목은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프로그램, 기부, 구성원들의 자원봉사 관련 실적을 측정한다.

그동안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 등 일부 국내외 기업이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측정 및 공표해왔다. 다만, 제품∙서비스 관련 사회적 가치까지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SK가 처음이다.

라준영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의 사회성과를 경제활동의 언어인 화폐가치로 측정해 재무성과와 비교 가능하게 한 것은 선구적 시도“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는 2017년부터 외부 전문가들과의 공동 연구, 관계사 협의 등을 통해 측정 체계를 개발해 왔다.

측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대학 경제학, 회계학, 사회학 교수, 사회적 기업 관련 전문가들이 자문 역할을 했다.

■측정 시스템은 미완성

SK는 이날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원사인 16개 주요 관계사 중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3개사의 2018년도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를 먼저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경제간접 기여성과 2조3000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마이너스(-) 1조1884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494억원을 창출해 총 1조1610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낸 것으로 측정됐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루브리컨츠를 통해 저점도 특성을 지닌 고급 윤활기유 ‘YUBASE(유베이스)’를 개발·판매하면서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한 사업 활동을 인정받았다.

이 윤활기유는 범용 제품 대비 최대 2% 연비 개선 효과가 있다. 이에 따른 2018년 사회적 가치 창출액이 1315억원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은 △경제간접 기여성과 1조6000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181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339억원으로 총 1조6520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SK텔레콤은 2016년 국내 최초로 선보인 ‘티맵(Tmap) 운전습관’ 서비스를 통해 운행 데이터 기반 안전운전 기준 점수 달성시 자동차 보험료를 10% 할인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해당 상품에 가입한 고객은 평균 6만원을 절약하는 것으로 추산되면서 가입 고객 전체로 확대하면 408억원의 사회적 가치가 생산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교통사고 예방의 사회적 가치 창출액도 487억원으로 추정됐다. 

SK하이닉스는 △경제간접 기여성과 9조9000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마이너스(-) 4563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760억원을 창출해 총 9조5197억원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측정됐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유발되는 불순믈을 처리하는 스크러버(Scrubber) 장치를 혁신적으로 개조했다. 

물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무폐수 방출시스템(Water Free Scrubber)을 개발해 물 사용량과 폐수 배출량을 줄이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이 성과로 인정받았다. 

이를 통해 기존 방식의 스크러버에 비해 유지 보수 비용을 14.2%까지 줄이는 경제적 가치도 함께 창출했으며, 스크러버 개발에 따른 사회적 가치 창출액은 540억6000만원으로 측정됐다. 

SK는 그러나 “아직 측정 시스템에 개선할 점이 적지 않다”며 지속적으로 미비점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소비자 피해 관련 사건∙사고, 지배구조 개선 성과, 법규 위반 사항 등은 객관적인 측정방법을 아직 개발하지 못했다. 각 사는 자체 측정결과 공표 시 미반영 항목을 주석에 표기하고, 추후 반영하기로 했다.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목표를 정해 모자란 부분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측정결과 공표를 독려했다고 SK는 밝혔다.

SK는 또 향후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일종의 재무제표 형태로 작성해서 공개하는 방안을 회계학자들과 공동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는 현대 회계시스템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정착되기까지 100년 이상이 걸렸다”며 “SK의 사회적 가치 측정은 기업 경영방식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항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PR팀장(부사장)은 “사회적 가치 측정은 DBL 경영을 동력으로 ‘New SK’를 만들기 위한 작지만 큰 걸음을 내딛은 것”이라며 “’지도에 없는 길’을 처음 가는 것인 만큼 시행착오도 많겠지만 결국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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