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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통신암호의 오늘과 내일
[기획] 통신암호의 오늘과 내일
  • 박광하 기자
  • 승인 2019.05.28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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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이 생명이다… 살려면 꼭꼭 숨겨라”

전장 비밀유지수단으로 태동… 양자통신으로 발전

인류가 문자를 발명한 다음 이를 이용해 의사소통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문제가 등장했다.

비밀이 요구되는 통신 내용을 누군가 엿보거나 탈취하는 수법으로 빼돌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특히 수많은 사람의 목숨이 걸린 전쟁에서 통신 내용이 유출되는 것은 패배를 부르기도 했다.

사람들은 고민에 빠졌고 곧 해결방법을 내놨다. 통신암호의 등장이다.

 

■암호의 기원

암호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비밀이란 뜻을 가진 크립토스(Kryptos)로 알려져 있다.

이는 평문을 해독 불가능한 형태로 변형하거나 암호화된 통신문을 원래의 해독 가능한 상태로 변환하기 위한 모든 수학적인 원리, 수단, 방법 등을 취급하는 기술이나 과학을 말한다.

즉, 암호란 중요한 정보를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고대 봉건 사회에서는 황제나 군주가 지방 관리에게 보내는 비밀문서, 전쟁 중의 작전 지시와 보고, 첩자들과의 통신 등 전쟁이나 첩보 시에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경우에 다양한 비밀 통신 기법들이 사용됐다.

예를 들어, 멀리 기밀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경우에는 사자의 머리를 깎고 메시지를 쓴 후 머리를 길러서 보내면 받는 측에서는 사자의 머리를 깎고 메시지를 읽도록 했다.

또 종이에 쓴 메시지가 그냥 보이지 않지만 불빛에 약품 처리를 하면 메시지가 나타나도록 하는 방법, 비밀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말로 전달하도록 하는 방법 등이 다양하게 사용됐다.

이러한 비밀 통신방법을 스테가노그래피(Steganography)라고 하는데 적들도 이 통신방식을 알고 있으면 비밀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기원전 400년경 고대 그리스의 군사들은 스키테일 암호라고 불리는 전치 암호(Transposition cipher, 문자의 위치를 서로 바꾸는 암호)를 사용한 기록이 있다.

특정 지름을 갖는 막대에 종이를 감고 평문을 횡으로 쓴 다음 종이를 풀면 평문의 각 문자는 재배치되어 정보를 인식할 수 없게 되는데, 암호문 수신자가 송신자가 사용한 막대와 지름이 같은 막대에 종이를 감고 횡으로 읽으면 평문을 읽을 수 있다. 여기서 막대의 지름은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에 공유된 비밀키가 된다.

로마의 황제였던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는 시저 암호라고 불리는 환자 암호(substitution cipher, 문자를 다른 문자로 치환하는 암호)를 사용했다.

시저는 가족과 비밀 통신을 할 때 각 알파벳순으로 세자씩 뒤로 물려 읽는 방법으로 글을 작성했다. 즉 A는 D로, B는 E로 바꿔 읽는 방식이었다.

수신자가 암호문을 복호화하려면 암호문 문자를 좌측으로 3문자씩 당겨서 읽으면 원래의 평문을 얻을 수 있다. 송신자와 수신자는 몇 문자씩 이동할지를 비밀키로 하여 바꿔가면서 사용할 수 있다.

고대 기초적인 암호 기법은 17세기 근대 수학의 발전과 함께 발전하기 시작했는데, 키워드를 이용한 복수 시저 암호형 방식, 플레이페어(Playfair)가 만든 2문자 조합 암호 등 다양한 암호 방식으로 발전했다.

 

■20세기 후 암호의 발자취

20세기 들어서는 통신 기술의 발전과 기계식 계산기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통해 암호 설계와 해독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암호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됐다.

근대 암호의 이론적 기초가 된 논문은 1920년 프리드맨(Freidman)이 발표한 ‘일치 반복률과 암호 응용’과 1949년 섀넌(Shannon)이 발표한 ‘비밀 시스템의 통신 이론’을 들 수 있다.

섀년은 논문에서 일회성 암호 체계가 안전함을 증명했고, 암호 체계 설계의 두 가지 기본 원칙인 ‘혼돈과 확신 이론’을 제시했다.

암호 체계를 설계함에 있어 ‘혼돈(Confusion)’은 평문과 암호문 사이의 상관관계를 숨기는 반면, ‘확산(Diffusion)’은 평문의 통계적 성격을 암호문 전반에 확산시켜 숨기는 역할을 한다.

혼돈과 확산이라는 두 가지 개념은 오늘날의 암호 체계 설계에도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

현대 암호는 1970년대 후반 스탠퍼드 대학과 MIT 대학에서 시작됐다. 1976년 스탠퍼드 대학의 디피-헬만(Diffie-Hellman)은 ‘암호의 새로운 방향(New Directions in Cryptography)’이라는 논문에서 처음으로 공개키 암호의 개념을 발표했다.

종래의 관용 암호 방식 또는 대칭키 암호 방식에서는 암호화키와 복호화키가 동일한 비밀키를 사용하기 때문에 송신자와 수신자는 비밀 통신을 하기 전에 비밀키를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

반면 공개키 암호 방식에서는 하나의 쌍이 되는 공개키와 비밀키를 생성해 암호화에 사용되는 공개키는 공개하고, 복호화에 사용되는 비밀키는 사용자가 안전하게 보관하도록 한다.

공개키 암호 방식에서는 송신자와 수신자가 사전에 키를 공유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 사용자 간에 사전 준비가 없이도 암호 통신망을 구축하는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양자암호통신의 발전

최근에는 양자를 이용한 통신암호 기술이 개발 중이다.

기존에 있던 대부분의 암호체계가 대부분 수학적 복잡성을 바탕으로 하는데 비해, 양자암호는 광자의 특성이라는 자연현상에 기반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중간에 도청 시도가 있을 경우 신호가 왜곡되므로 도청 사실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양자암호통신의 발전과 함께 국제 표준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 SG17 국제회의에서 한국 주도로 양자암호통신 보안관련 신규 표준화 과제 2건이 채택됐다.

ITU-T는 전기통신 관련 기술·운용·요금에 관한 문제를 연구하고 국제 표준화를 위한 권고를 제정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연구그룹 SG17은 인터넷을 포함한 통신영역 전반의 정보보호 표준화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채택된 신규 표준화 과제는 양자암호통신 보안 핵심기술과 관련된 것으로,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표준화 과제를 통해 통신사업자 관점에서 양자 키 분배 시스템과 이를 활용한 데이터 암호화, 암호통신 등 부가서비스를 실제 적용할 때 고려해야 할 보안기술을 정의하는 프레임워크에 대한 표준화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아울러 양자 키의 보안 강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난수발생기의 보안구조에 대한 표준화 연구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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