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고려한 한국형 전략 추진
개인정보수집 등 합의는 숙제
스마트공장 보급사업 추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제조공정 도입은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기업간 협업과 정책투자를 포함한 한국형 육성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스마트 제조가 개념적 차원에서 실제 제조공정에 적용 가능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고, 기업들의 비즈니스모델 역시 다변화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사업 등으로 스마트제조공정 적용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으나, 선진국과 비교해 도입 수준은 기초단계로 고도화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의 스마트 제조공정 실제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열린 ‘하노버 산업박람회 2019’에서 ABB는 공장 현황을 분석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협업운영센터(Collaborative Operations Center)를 시연했다. SAP는 공급망 관리를 디지털로 구현하고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특히 페스토와 지멘스는 즉시 적용 가능한 각 산업의 공정별 솔루션을 하드웨어와 결합한 형태로 전시했다.
남 부연구위원은 “디지털 기술의 진보에 따라 산업 및 기업 간 연결성이 중요해지고 있는 환경에서 기업들이 스스로 가진 자원과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사업영역확장 또는 협업을 통해 변화하는 시장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제조업체들은 제조 경험을 토대로 제조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ABB는 모터와 베어링 부분의 센서, 파이프 부위에 적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센서를 선보였으며, 자사의 ABB Ability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스마트 제조공정 관련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및 사업 영역 발굴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초기 시장점유율 확대에 따른 스마트제조 시장 선점효과를 얻기 위해 스마트제조 플랫폼 전반에 걸쳐 개별 기업 차원을 벗어나 다양한 협업 형태가 출현하고 있다.
SAP는 자동화 공정분야에서 표준화된 개방형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협력 공동체 ‘오픈 인더스트리 4.0 연합’의 발족을 선포했다. ABB는 마이크로소프트, 다쏘시스템, HP, IBM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ABB의 디지털 솔루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멘스는 사물인터넷(IoT) 운영체제인 ‘마인드스피어’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과 협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글로벌 시장 수준에 비춰볼 때 아직 국내에서는 스마트제조 고도화를 위한 공급산업의 기반이 취약하다고 판단했다.
남 부연구위원은 “여러 제조현장에서 로봇의 역할이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제조용 로봇 생산기업의 경쟁력은 글로벌 선도업체들에 비해 열세”라며 “지능형 로봇,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기술 격차는 미국 대비 1.3~2.2년의 기술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연구원은 기술 격차 극복을 위해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제조업 경쟁력 제고 관점에서 스마트제조 전략의 추진이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공급-수요기업 연계를 통한 스마트제조 장비 및 소프트웨어 공급기업 육성 △수요·공급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과 시장형성을 위한 투자를 동반한 정책 효과 극대화 △기업 간 협업 장려를 통한 스마트 제조공정 고도화 촉진 및 제조업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요국과 주요 기업의 사례를 참고하되 국내의 산업구조, 기업구조 및 시장구조를 고려한 한국형 스마트 제조공정의 도입이 필요하다”며 “노동 대체와 개인 정보 수집 등의 이슈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도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