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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네트워크 슬라이싱' 논란, 스스로 신성장 발목 잡아
[분석]'네트워크 슬라이싱' 논란, 스스로 신성장 발목 잡아
  • 김연균 기자
  • 승인 2019.05.30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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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현 시점 논의 ‘시기상조’
3GPP 확정 12월까지 관망

통신업계
B2B서비스 위한 필수 기술
5G 상용화·투자 의지 꺾여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KT 5G 기술 기자설명회'에서 이선우 KT 융합기술원 인프라연구소장 상무가 5G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KT 5G 기술 기자설명회'에서 이선우 KT 융합기술원 인프라연구소장 상무가 5G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5G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적용해 자율주행차, 원격의료 등 신성장산업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정부가 제동을 걸었다.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겠다고 주도적인 입장을 내비치던 정부가 스스로 발목을 잡은 셈이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물리적 통신망을 가상화 기술로 쪼개 각각의 가상망마다 다른 속도와 보안 정책, 망이용료를 적용한다. 주파수 대역폭이 기존 세대 이동통신망보다 5배 이상 넓은 5G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술이다. 

그러나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통신정책 협의회’에서 “망중립성 원칙을 유지하되, 5G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방향을 견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현 시점에서 5G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관리형 서비스로 인정되는지 여부를 일률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해석이다.

과기정통부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관리형 서비스, 즉 망중립성 적용 배제로 인정할지 여부는 3GPP 표준화가 확정되는 올해 12월까지 추이를 보면서 논의하겠다고 못을 박았다.

망중립성 원칙은 인터넷 네트워크에서 전송되는 모든 데이터에 망이용료와 처리속도 등의 차이를 둬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관리형 서비스는 예외로 인정된다. 일반 인터넷 품질을 적정 수준 이하로 저하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현행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에서는 인터넷TV(IPTV), 인터넷전화(VoIP)를 관리형 서비스로 인정한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통신업계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재난대응, 원격의료, 자율주행 등 안전이나 생명과 관련된 5G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가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서비스와 동일한 망에서 혼재해 이용되면 트래픽 관리의 어려움뿐 아니라 사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특정 산업이나 기업에게 전용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복잡한 요구사항을 반영해야 하는 만큼 서비스 제공에 많은 리소스가 투입됐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별도의 네트워크와 시스템이 필요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구현하면 서로 다른 서비스를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동시에 구현 가능하다. 가령 자율주행차의 경우 보조 또는 자율주행을 지원하기 위해 이동통신망은 수천분의 1 단위의 매우 안정적이고 극도로 낮은 대기시간을 제공해야만 한다.

이 관계자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은 서비스별 속도제어(QoS)를 보장할 수 있고, 일반 데이터 통신의 품질 수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망중립성 측면에서 5G 시대 관리형 서비스로 폭넓게 인정할 필요가 있으며, 관리형 서비스 지정을 늦추면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뤄 낸 의미도 자칫 퇴색되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자율주행차 등 신산업에 대한 투자 의지도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협력해 송도국제도시에 5G 기반 고정밀지도를 연내 구축할 계획이다. 향후 청라·영종지구 등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역(132.9㎢)도 만들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5G 통신에 기반한 산업에 원활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과기정통부가 12월까지 지켜본다는 것은 그만큼 신산업 육성이 늦춰진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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