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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통신3사 미 압박에 “화웨이 장비 배제할까” 전전긍긍
[분석]통신3사 미 압박에 “화웨이 장비 배제할까” 전전긍긍
  • 최아름 기자
  • 승인 2019.06.01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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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인텔·퀄컴·ARM 등
통신장비 부품 공급 중단

LG유플러스 “계획 변경 없어”
전문가들 “국내 영향 크지 않아”

화웨이, 美제소·오픈랩 개소 등
위기 타개 위한 해법 강구

미국의 화웨이 거래 제재로 인한 미국 등 IT사의 부품솔루션 공급 중단으로 인해 LG유플러스의 5G 구축에 빨간불이 켜졌다. LG유플러스는 내년까지 구축할 물량을 확보해놨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장비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KT의 경우도 유선망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 통신3사는 화웨이 장비 배제는 없다고 공식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영 주요IT업체, 부품 공급 중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중국 기업 화웨이와 자국 기업의 거래를 제한함에 따라 구글이 화웨이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관련 솔루션 공급을 중단했다.

이런 조치로 화웨이는 자사 스마트폰에 차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지메일 등 서비스를 적용할 수 없게 됐다.

화웨이는 자체 운영체제(OS)를 출시해 이에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럽 등에서의 스마트폰 판매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미국의 제재가 계속될 경우 올해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은 가존 예상 판매량인 2억4110만대의 절반에 못 미치는 1억1960만대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에 스마트폰 모뎀과 프로세서를 공급하는 퀄컴과 서버칩을 공급하는 인텔, 광대역 통신용 집적회로를 공급하는 브로드컴, 통신망용 프로그래밍 칩을 공급하는 자일링스 등이 화웨이 제재에 동참했다. 통신장비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화웨이는 통신장비 매출에서도 타격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영국의 반도체 설계 회사로 화웨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설계하고 5G 관련 장비 설계에도 관여하고 있는 ARM도 화웨이가 미 상무부의 거래제한 명단에 오르면서 화웨이와 관련한 모든 계약 및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美 "보안 위협"… 속내는 무역 전쟁

미국이 화웨이를 압박하며 표면적으로 들고 있는 이유는 보안 문제다. '중국을(華) 위한다(爲)'는 이름처럼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비호 속에서 거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때문에 중국 정부의 요청이 있을 경우 화웨이는 해외에서 수집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란 주장이다. 실제로 2017년부터 중국 정부는 단체나 시민이 국가 정보 업무를 돕고 협력해야 한다는 국가 정보법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개입해 화웨이가 해외 IT업체 기업정보를 해킹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화웨이가 캐나다 통신장비업체인 노텔의 영업기밀과 기술을 10년간 해킹해 이를 복제한 저가 통신장비를 만들어 판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해킹 기술이 고도로 정밀해 전문가들에 의한 정부 개입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또 현재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5G 장비는 초고속·초연결을 표방하는 만큼, 데이터 전송속도가 매우 빠르고 많은 기기들과 연결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장비에 설치돼 몰래 기밀정보를 빼낼 수 있는 백도어가 설치될 경우 그 파급효과가 매우 클 수 있다. 장비가 복잡하기 때문에 쉽게 백도어 설치 여부를 검증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하지만 미국의 더 큰 속내는 중국 무역 압박을 통한 자국 경제 보호에 있다.

미중 무역분쟁은 2018년부터 시작돼 현재진행형이다. 트럼프의 무역안보론은 "특정 국가가 지속적으로 다른 국가에서 무역흑자를 창출한다면, 그 국가는 무역적자를 보는 국가의 적으로 간주한다"는 미국 우선주의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지난해 7월 34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이에 대한 반격으로 미국산 농산품, 자동차 등에 미국과 같은 규모로 25% 관세를 매기며 무역전쟁에 불이 붙었다.

최근 미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으며, 이에 질세라 중국도 600억달러 규모 미국산 수입품 관세를 5~10%에서 10~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국내 통신사 영향 크지 않을 것"

통신3사는 화웨이 장비 배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LG유플러스의 경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도 화웨이 5G 장비 30% 적용이라는 기존 계획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내년까지 구축할 5G 장비 물량을 미리 확보해놓은 상황이고, 이후에도 화웨이의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에는 화웨이 측이 부품 자체 개발 등의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 요청에 따라 주한 미군 주둔 지역에는 화웨이 유·무선 장비를 구축하지 않았고, 민감한 데이터가 취급되는 백본망에는 삼성전자와 시스코 장비를 적용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과 KT 역시 화웨이 배제 계획은 없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SK텔레콤과 KT는 LTE·5G 기지국에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유선망에서는 통신3사 모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일련의 화웨이 사태와 관련, 국내에서는 낙관론과 신중론이 교차하고 있다.

먼저 낙관론 측면에서는 국내 통신사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해 받을 피해는 없거나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홍식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화웨이 제품의 거래 중단을 명령할 가능성이 사실상 희박하다"고 말했다.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2017년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조치로 인해 입은 피해는 실제로 놀랄 만한 수준이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7년 사드 보복 여파로 인한 직간접적 피해가 최소 8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은 또 "네트워크장비 부품의 경우 화웨이가 6개월 이상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고, 설혹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28㎓ 대역 장비의 경우 화웨이 장비의 유지보수비용이 비싸 타사 제품으로 구축해도 가격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반해 신중론 측면에서는 이번 화웨이 사태가 장기적으로 국내 통신시장은 물론 경제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철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특히 화웨이로부터 장비를 조달해야 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비용부담이 커지고 서비스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는 만큼 다각적인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하고 있다.

 

■화웨이, 해결방안 '고심 중'

미국의 강한 압박 속 고사 위기에 처한 화웨이는 위기 극복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중국 CCTV에 따르면 화웨이는 자사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가 미국 헌법에 비춰 위헌이라며 미국 텍사스동부지역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주된 내용은 화웨이와 ZTE로부터 통신장비를 조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미국 국방수권법 889조가 미 헌법에 반한다며 무력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텍사스동부지역법원은 오는 9월 19일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화웨이는 서울에 지난달 30일 5G 오픈랩을 개소했다. 5G 오픈랩은 국내 기업에 5G 관련 기술과 부품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개발센터다.

미국의 제재에 부딪혀 개소가 늦춰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화웨이코리아 측은 "5G 오픈랩 개소는 화웨이가 한국에 한 약속인 만큼 계획대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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