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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퇴직연금, 기업·근로자 모두에게 '애물단지' 전락
[분석]퇴직연금, 기업·근로자 모두에게 '애물단지' 전락
  • 박남수 기자
  • 승인 2019.05.31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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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수익률 3년째 1%대 머물러
물가상승률 감안하면 마이너스

원금보장 원칙·무관심이 원인
근로자의 관심 제고 급선무

퇴직연금이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금융권 퇴직연금의 평균 수익률은 1%를 겨우 넘었다. 물가 상승률보다 낮아 실제는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수익률이 낮은 상태로 머무는 이유는 퇴직연금을 맡긴 회사나 퇴직할 때 이를 받는 근로자 모두 퇴직연금에 대해 무관심한 게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원리금 보장형 위주의 자산운용, 저금리 기조 영향이 크다. 그나마 시장금리 상승세로 수익율이 소폭 올랐다. 실적배당형의 경우 지난해 주식시장 하락세로 타격을 입었다.

대부분 근로자는 고수익을 위해 위험을 감수했다가 자칫 손해라도 나면 퇴직연금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주식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퇴직연금 유형부터 이해해야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가 매년 발생하는 퇴직금을 금융회사에 적립하고 이를 개인적 혹은 기업에서 운용해 퇴직 시 운용에서 얻은 이익까지 포함한 금액을 받는 제도다. 

퇴직연금제도에는 확정급여형 DB, 확정기여형 DC, 개인형퇴직연금 IRP 3가지가 있다. 

퇴직연금은 매년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퇴직급여를 적립하기 때문에 일시불로 받는 퇴직금에 비해 체불 염려가 적다. 또한, 적립된 퇴직금을 개인적으로 운용할 수 있고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더라도 퇴직연금을 계속 누적해 이용할 수 있다.

확정급여형 DB는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금(퇴직금과 급액 동일)이 확정된 퇴직연금이다. 

적립된 퇴직금을 근로자가 아닌 사용자(기업)가 운용하는데, 운용실적에 상관없이 미리 정해진 퇴직금을 받는다. 운용에 실패해 적립한 퇴직금에 손실이 발생해도 사전에 공지 받은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 

확정기여형 DC는 사용자가 납입한 부담금(연감 임금 총액 1/12 이상)이 사전에 확정된 퇴직연금제도다. 
DB와의 다른 점은 사용자가 적립을 하면 근로자가 개인적으로 적립금을 운용할 수 있다. 추가로 부담금을 납입해도 좋다. 

이후 근로자는 사용자가 적립한 금액과 운용손익을 포함한 금액을 최종적으로 받게 된다.  

IRP는 개인형퇴직연금제도다. 이는 취업자가 재직 중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다. 

퇴직금을 일시불로 받으면 IRP에 가입에 해당 통장에 적립하는 것을 반복해 추후 은퇴 시 일시불 혹은 연금 식으로 받게 된다. 

■연간 수익률 하락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18년도 퇴직연금 적립 및 운용현황 분석'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원으로 전년(168조4000억원) 대비 12.8%(21조6000억원) 증가했다. 

퇴직금 적립금 규모는 2016년 20조6000억원(16.3%), 2017년 21조4000억원(14.6%)으로 오르는 등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총비용을 차감한 연간 수익률은 지난해 1.01%를 기록해 전년보다 0.88%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말 기준 물가상승률(1.3%)보다 낮고 정기예금 금리인 연 1.99%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5년간 연환산 수익률 역시 1.88%, 10년은 3.22%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퇴직연금 적립금 현황을 보면 총 금액인 190조원 중 원리금보장형이 90.3%, 실적배당형은 9.7%를 차지해 쏠림현상도 심각했다. 

원리금보장상품 중에선 예·적금 비중이, 실적배당형 상품에선 펀드나 실적배당형 보험상품 비중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사업자 기준으로 보면 은행이 50.7%로 과반을 차지했고 생명보험(22.7%), 금융투자(19.3%), 손해보험(6.1%)이 뒤를 이었다. 

 

■수익률 경쟁 불붙어
금융그룹 간 퇴직연금 수익률 경쟁에 불이 붙었다. 

이는 퇴직연금 시장의 규모와 성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는 그룹 연금사업 컨트롤 타워인 연금본부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국민은행이 운영 중인 '퇴직연금 자산관리 컨설팅센터'는 운영인력을 늘린다.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고객이 가입만 하면 알아서 연금을 진단·관리해주는 맞춤형 서비스를 추구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도 은행뿐 아니라 그룹 전체 고객으로 확대해 제공한다. 

신한금융은 지난 4월 계열사 별로 흩어져 있던 퇴직연금 관리를 통합한 '퇴직연금 매트릭스' 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 대표 투자상품인 인프라펀드 개발 등도 준비 중이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 적립금 규모는 올해 2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고령화로 인해 노후 준비와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여당이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등 제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점도 관건이다. 

그동안 각 금융그룹은 확정급여(DB) 위주의 기업고객 유치로 퇴직연금 덩치를 키우는 데 주력했지만 이젠 DC형과 IRP 개인 고객들을 겨냥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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